'KB 전철' 안밟는다…대우증권 사장 낙하산 배제

입력 2014-09-29 04:04
내부출신 사장 후보 6명 대상으로 검증작업 돌입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극에 달했던KB금융 사태가 금융권의 CEO 선출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 공기업 산은금융그룹 계열사이자 최대 증권사인 KDB대우증권[006800] 사장인선에선 외부 출신의 이른바 '낙하산'이나 '코드' 인사가 배제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지난 26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장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사장 선임은 사장추천위원회가 후보 추천을 받고 면접 등을 거쳐 주주가 최종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월30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 후보를 정하고 11월14일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인선은 애초 기류와 반대로 외부 출신을 사실상 배제하고 내부 출신인사 중에서 선임하는 쪽으로 큰 틀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추위는 이삼규 수석부사장과 이영창 전 부사장, 김국용·홍성국·황준호·김성호 부사장 등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후배 직원들을 이끄는 힘이 있는 인사들을 주된 후보군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해선 책임감이나 충성심 없이 고액 연봉과 성과금만 챙기고 나가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은 출신은 물론 과거 대우증권을 잠깐 거쳐간 전직 임직원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침은 최근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내분 끝에 해임되거나 퇴진한 KB금융 사태가 외부 출신 CEO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산은지주 계열인 대우증권 사장직은 외부 출신의 몫이었다. 공기업의 자회사이므로 정치적인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대우증권 사장 선임도 애초 임기가 남은 전 김기범 사장의 돌연 사퇴에 이어 유력후보 내정설까지 돌며 속전속결로 마무리될 조짐이었다.



하지만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이 이달 말에서 11월 중순으로 한달 반 연기되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B금융 사태가 불거지고 금융권 안팎에서 외부 출신 CEO 선임에 따른 부정적인인식이 확산하자 대우증권 사장 인선에도 변화의 기류가 나타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외부 인사가 사장으로오면 여러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지적이 적지 않다"며 "충성심 없이 잠깐 왔다 가는 인사는 회사 발전과 직원 사기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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