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수출주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수주와 중국 소비주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 106.86엔까지 치솟아 2008년9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 때문에 원·엔 환율도 970원을 밑돌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이 소비세를 인상한 이후 일본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빠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진 탓이다.
또 이번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금리인상 조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점차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흐름을 반영해 올해 말과 내년 말 엔·달러환율 전망을 기존 105엔과 110엔에서 각각 110엔과 115엔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 현상은 달러 강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더욱 조장되는 측면도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036.1원으로 최근 한달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환율은 이달 1일 1,013.1원을 보인 이후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등 추가 금융완화 정책과 일본의 엔화 약세정책으로 유로화와 엔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 위험요인을 반영해 한국 경제와 자산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한 정책 기대 변화가 반영된 성격이강해 이전과는 다르고 달러화 강세 속도 역시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일본의 경기부진이 정책 기대를 과도하게부풀린 측면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금리 인상도 내년 상반기로 앞당길 근거가 부족해 달러 강세 속도는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원화 자산은 여전히 신흥국 대비 안전자산이라는점에서 9∼10월 걸쳐 예정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다시 1,030원선 이내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전기전자(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에 대한 우려가 지속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수출 기업들은 엔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환율 영향으로 현대차[005380]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21만2천원까지 떨어져 52주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30원대로 상승했지만 엔·달러 환율이 107엔을 넘어서는 등 6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자동차업종 등 수출주에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경기부양 의지를 천명하고 있고 국내 경기지표가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내수 관련 소비주나 건설, 금융업종에 대한 관심이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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