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선진국발 훈풍 코스피에도 불까

입력 2014-08-19 08:50
간밤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이 활짝 웃었다.



크게 보면 두 가지 이유에서다. 유럽의 거시경제 지표 부진이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추가 양적완화 기대를 키웠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불안감 완화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로 '제로' 수준에 머문데다 7월 물가상승률은 0.4%에 그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경제적 고통이 불가피한 유럽-러시아 간 제재공방까지 겹친 탓에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선 난민 차량에 대한 피격이 있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진군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군사지원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나토의 입장도 나왔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프랑스·독일 등 4개국 베를린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다.



4개국 외무장관이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외교적 해결 노력의지속 가능성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독일 DAX 30지수가 1.68%, 프랑스 CAC 40지수가 1.35% 뛰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1.06% 상승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97% 오르며 2000년 3월 이후 1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국내 주식시장은 이런 선진국 증시의 훈풍을 맞으며 출발한다. 그렇기에코스피가 2,050선까지 하락한 전날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도 해외시장이 급등한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간 충만했던 정책 기대가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를끝으로 사그라지면서 코스피의 상승 동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로선 정책 모멘텀이 거의 소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시장을 괴롭힌 환율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춘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이후 2거래일 사이에 11원 빠지며 1,017원선까지 밀렸다. 이달 고점(8월7일)에 비해선 20원이나 떨어졌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주가 있기 마련이지만 대표적인 수출주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에는 부담이다. 가뜩이나 각각 실적 부진과 노사관계 불안을 겪는이들에겐 악재가 겹친 형국이다.



이들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전날 종가는 125만원과 22만4천원이다. 둘 다 52주최저가(123만4천원, 21만7천500원)에 근접한 상황이어서 이들의 움직임은 코스피의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노중 팀장은 "환율이 더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미세조정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정책 효과에 대해서도 "그간의 재정 확대나 금융 완화만으로 내수가 활성화된다고 보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추가 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에선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기관이나 전날 31억원의 '팔자'우위로 장을 마감한 외국인의 움직임이 여전히 중요하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