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후 평균 10% 올라, 외국인들이 매수 주도
최경환 경제팀 경기부양책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인 은행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연일 치솟으면서 상승세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2기 경제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은행주 자체의 저평가 매력, 배당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기대를 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행주의 평균 상승률은 10.49%로 집계됐다.
기업은행[024110]은 이 기간 19.39% 급등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그렸다. 신한지주[055550](14.10%), 우리금융[053000](12.60%), 하나금융지주[086790](12.13%), KB금융[105560](11.14%)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주가도 일제히 두자릿수 상승세를나타냈다.
특히 전날에는 주요 은행주가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업은행도 실적 호전에 힘입어 5% 넘게 오르며 장중 1만6천900원으로 신고가기록을 세웠고, 우리금융은 1만4천1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한지주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으로 8일 연속 상승세를 타며 장중 5만2천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외에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도 각각 1.20%, 0.73% 상승 마감했다.
은행주 상승은 개인보다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특히 지난주부터는외국인의 매수세가 한층 거세졌다.
은행, 증권, 보험 종목이 포함된 금융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4천70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1천841억원 어치의 금융주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은행주는 확연히 갈렸다.
외국인은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우리금융을 제외한 신한지주, KB금융, 하나은행을 대거 매수한 반면, 기관은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은행주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2분기 각각 4천257억원, 6천1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냈고, KB금융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우리금융 역시 기대 이상의 2분기 성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다음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70%,총부채상환비율(DTI)은 60%로 단일화한다는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은행주의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규제 완화로 분위기가 전환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 효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피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TV와 DTI 상향이 은행 기초여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중립적"이라며 "정책 효과에 대한 과대평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공공기관 대출 상품의 증가로 은행의 입지가 전보다좁아졌다"며 "과거와 달리 부동산 경기 회복이 은행의 대출 및 이자이익 급증으로쉽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새 경제팀의 배당 확대 정책은 은행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재우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자본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축에 속하는 반면 배당성향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많이 낮아진 상태"라며 "배당 확대 정책이 현실화되면 은행의 배당성향도 점진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주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다는 점도 배당 요구가 높아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주요 은행주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KB금융 9.96% ▲하나금융지주 9.95% ▲신한지주 8.81% ▲우리금융 8.04% ▲기업은행 4.99%다.
yun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