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줄겠지만 오히려 순이익은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시장은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중반을 지난 가운데 기업들이 내놓은 '성적표'가 생각만큼 최악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3곳의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합산 예상치는 27조1천41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9조3천865억원)보다 7.6% 줄었고, 전분기(27조6천603억원) 대비 1.9% 감소한 규모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2분기 순이익 합산은 1년 전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분기 순이익 합산 예상치는 22조7천5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조9천237억원)보다 14.2%, 전분기(20조2천154억원)와 비교해 12.6%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감소하는데 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은 원화 강세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4% 떨어져 원화 강세가 한층 심화됐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했는데, 특히 올해 2분기 하락폭이 7개 분기 평균 하락폭의 2배에 가깝다.
이원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오히려 달러·원 환율의 하락이 영업 외적으로는 도움이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사 전체적으로 볼 때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가 많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전날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S산전[010120]의 경우도 환율 요인 탓에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313억원으로 36.9%나 늘었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008770] 역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5%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55.2% 늘었다.
LG디스플레이[034220](영업익 55.4%↓·순이익 143.3%↑), 현대글로비스[086280](6.4%↓·93.0%↑), 포스코[005490](7.0%↓·102.6%↑)도 원화 강세로 원화 표시부채가 줄면서 순이익이 대폭 불어났다.
2분기 영업이익만 놓고 봐도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게 시장참여자들의 주된 의견이다.
전날 오후 4시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기업은 모두 49개다. 이 가운데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놓은 곳은 총23개로 절반에 가깝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는 삼성전자[005930]의 대규모 실적충격으로 출발이 좋지 못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선전하고 있으며 이달 초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던 이익 전망치도 최근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이 코스피의 상승동력은 될 수 없지만 최소한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기업 실적이 대체로 시장의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발표되고 있다"며 "실적 불확실성이 컸던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초점은 거시경제적 이슈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