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소극적인 참여로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치우친 만큼 한국 상황에 맞는 '디폴트 옵션'을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한 '표준 포트폴리오 제도 도입 등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합리화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이렇게밝혔다.
국내 퇴직연금은 기금형이 아니라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해 퇴직연금 사업자와계약을 맺어 운용을 위탁하는 계약형 지배구조인 만큼 근로자의 최초 운용 지시가생략된 외국형 디폴트 투자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남 연구위원은 "감독기관이 사전에 승인한 표준 포트폴리오를 가입자로부터 최초운용지시를 받아 투자하고, 이후에 포트폴리오 조정 시 유형별 대표 펀드로 자동 이동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금형 연금제도라면 기금이 스스로 디폴트 상품을 설정하고 감독기관으로부터 적격성을 승인받아 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종 금융 규제를 낮춰야 퇴직연금 자산 운용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엄격한 위험자산 편입 규제로 투자자선택권이 제한됐다"며 "자본시장법상 증권 개념을 포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생애주기를 고려한 자산 배분 투자를 저해한다며 확정기여(DC)형과 확정급여(DB)형 모두 총 한도 규제를 폐지하거나 40%인 DC형위험자산 총 한도를 DB형처럼 70%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공모펀드를 통한 DC형의 대체투자 허용, 연금 투자권유 준칙 도입, 퇴직연금 정보공시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규만 머서 부사장은 국내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들이 적극적인 자산운용을하지 못하는 이유가 투자에 대한 불분명한 책임 소재 때문이므로 투자정책서(IPS)를통해 투자 지침을 정하고 투자위원회를 통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