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 채권단 지원받지만 변동성 커져 위험
채권단이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제철[016380]에 대해 채권단 자율협약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동부제철의 주식과 회사채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부제철뿐 아니라 동부CNI[012030]와 동부메탈, 동부건설[005960] 등 동부그룹계열사 회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발행회사의 처리 방향에 따라 작년 동양그룹 사태처럼 투자원금을 날리게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제철처럼 자율협약이 추진되는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만기도래 시채권단이 이를 매입해주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발생할 위험은 없다.
자율협약은 채권단과 기업이 합의를 통해 진행하는 기업 재무구조개선 작업의하나로, 개인투자자도 손실을 보는 법정관리와는 다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동부제철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총 2천795명, 금액은 1천83억원이고 법인은 51개사, 65억원이다. 기업어음(CP)은 소량의 기존 발행분이 상환돼 잔액이 없다.
같은 시점 기준으로 동부그룹 전체 계열사의 회사채에 대한 개인투자자는 총 7천616명, 금액은 3천353억원이다. 법인은 747개사, 6천81억원으로 조사됐다.
동부제철 회사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금액은 크지 않지만 기관이 아닌개인들이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혹여 앞으로 구조조정이 잘못돼자율협약이 아닌 법정관리로 가면 개인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 중 개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동부제철의 회사채가 계열사인동부증권[016610]을 통해 소매로 판매돼 고금리를 노린 개인들이 주로 투자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규정상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편입하지 못하는 기관투자자들 대신 시중 금리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개인들이 동부제철의 회사채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2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도 회사채와CP를 매입한 투자자 대부분이 개인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양사태의 악몽'이떠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율협약으로 채권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시장에서 구조조정 추진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해 발생하는 손실은 피할 수 없다.
실제로 30일 오전엔 산업은행이 동부CNI 회사채를 차환해주기로 했다는 소식이전해지면서 동부CNI 주가가 상한가까지 오르고 회사채 가격도 급등하는 등 투기성매수가 유입됐는데, 아직 만기도래 회사채 처리방안이나 구조조정 추진방향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가격 급락시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 동부제철이나 동부CNI 외에 여타 계열사도 앞으로 만기도래 회사채를 제대로상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동부그룹의 차입금은 약 5조7천억원으로 추산되며 이중 회사채는 7월 만기도래하는 2천200억원을 포함해 하반기에만 4천240억원어치가 만기가 돌아온다.
이종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STX그룹 사태 때도 한때 회생가능성이 제기돼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회사채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우가 있다"면서"앞으로 구조조정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런 단기 투기성 투자는 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