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불안> 원화 강세로 증시 변동성도 확대

입력 2014-06-12 05:50
증권가, 수출기업 실적 전망치 내릴 움직임환차익 '유혹'에 외국인들 투자는 늘어날 듯



강한 원화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원화 강세는 증시의 변수를 넘어 상수로 자리 잡을 공산이 커졌다.



대표 수출주로선 극복해야 할 악재, 내수주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각각 작용할수 있다. 그러나 종목별로 보면 수출주 비중이나 투자심리 측면에서 대체로 득보다실이 앞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이번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그 속도가 빠르다.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도 이번 주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굳건했던 1,020 선을 내주고 맥없이 무너졌다.



유로존의 돈풀기가 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원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다.



종가 기준의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2월 1,070.97원에서 3~5월 각각 1,070.69원, 1,042.75원, 1,023.99원으로 하락해 2008년 7월(1,018.18원) 이래 최저다.



특히 11일 현재 이달 종가 평균(1,019.47원)은 1,010원대로 꺼졌다.



심리적 지지선은 밀리고 밀려 이젠 1,010원 선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대내외적으로 원화 강세 분위기가 빠르게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반등과 유로화 약세 등으로 강 달러 압력이 조금씩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상흑자 기조 등에 비춰 단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환율 전망치를 내려 잡고 외국 투자은행에선 1,000원선 붕괴로 세자릿수 환율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여러 차례 환율 급변에 시달린 국내 증시는 이번에도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이 원·달러 환율이 2% 이상 급락한 7차례 사례를 분석해본 결과를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순이익이 평균 2∼3%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간 증시에선 원화 강세는 수출주에 악재로 봤다. 자동차, IT 업종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에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철강업종 같은 수출주와 내수주에는 호재로 여겨왔다. 실제 종목별 주가도 이런 인식에 따라 움직일 때가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만 봐도 그렇다. 환위험 관리를 잘하고 해외 생산도 많은 삼성전자인데도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1천5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증발하는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환율이 떨어질수록 수출주 실적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이번 원화 강세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성을 띠며 당분간 굳어질 것이라는전망이 많은 만큼 기업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사례까지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아차[000270]에 대한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 김준성 연구원은 "급격한 원화 강세를 반영해 기아차의 올해와 내년 이익 추정치를 종전보다 3.7%, 3.5%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7만5천원에서 6만8천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김경민·박기범 대신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 "패널가격이 4월부터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2분기 패널가격 상승폭은 원화 강세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에 치명적이라고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수출이 둔화하는 국면이라면 원화 강세가 이중고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흐름에서는 양적 증가가 환차손을 어느 정도 상쇄할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왔으므로 악영향이 예전만 못하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또 외화 부채가 많은 수출기업의 경우 달러 부채 부담이 줄면서 수출 마진 하락을 상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증시 전체적으로 봐도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환율의 하락 국면에서 오히려 코스피가 오른 사례가 많다는 분석 결과가 대표적이다. 이런 결과는 원화 강세 흐름이 외국인에겐 한국 주식을 사게 만드는 유인으로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팔 때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어서다.



채권시장에서도 환차익을 노린 단기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다만, 환율이 반대방향으로 급하게 꺾인다면 단기 자금이 유출되는 영향도 예상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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