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기준금리 인하 외에 유동성 공급 가능성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평가가많다. 그러나 실제 유동성 팽창 효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ECB는 5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15%로 내리고 시중 은행이 맡기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를 0.0%에서 -0.10%로 하향조정했다.
또 은행의 대출을 독려하기 위해 1차로 4천억 유로 규모의 장기대출(LTRO)을 시행하고 채권매입으로 풀린 유동성을 흡수해 통화량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불태화도중단키로 했다.
이번 조치가 양적완화(QE)보다는 약하지만,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면서 주가 상승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 그러나 4천억 유로의 LTRO 도입과 향후 자산매입 가능성을 밝힌 점은 기대 이상의 정책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유로존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국내 증시에도 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2011년 12월 4천890억 유로 규모의 1차 LTRO와 2012년 2월의 5천295억 유로 규모 2차 LTRO 도입 이후 20영업일 만에 코스피는 2.4%, 0.1% 각각 올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필요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점을명확히 한 점도 주식시장에 긍정적 재료로 꼽힌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속도는 더디지만, 유럽 경제가 우상향 흐름을보이는 상황에서 ECB의 유동성 공급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 유인을 제고할 것"이라고진단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로 ECB의 5차례 금리 인하 이후 3개월간 코스피는 평균 2.62% 상승했다"며 "업종별로는 조선, 증권, 철강, 운송, 정유화학, 반도체 등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경기부양책은 미국의 완연한 경기 회복세와 중국의 수출 개선세와 맞물린 것이서서 국내 증시에 기대감을 더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6.3%로 2008년 9월 이후 5년 9개월 만에 가장 낮고 버락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 이후로는 최저치를 보였다. 미국 고용시장이 탄력을받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8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하며연중 최고치를 기록해 중국 경제가 올해 2분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ECB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팽창 효과는 본격적인 LTRO 시행 때까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CB의 의도대로 신용창출로 확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은행의 대출 태도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지은 삼성증권 연구원도 "ECB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이던 1, 2차 LTRO 때와는 달리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역설적으로 이번 조치들의 정책효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을 포함한 양적완화 채택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기대감을 유지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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