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탄력에 2,050 돌파 주목…"환율·미국금리가 변수"
세월호 여파에도 지난달 수출을 포함한 경기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국내 증시는 일단 안도했다.
2일 증시전문가들은 성수기인 6∼7월에는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국내 증시도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출의 주요 변수인 원화 가치와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수출입 실적 발표로 윤곽을 드러낸 5월 국내 경기지표는 우려와 달리 긍정적이었다.
세월호 여파로 인한 소비 경기 부진 속에도 원화 강세와 건설·설비투자 개선덕에 전반적인 내수경기가 양호했다. 무엇보다 국내 수출이 버텨주면서 국내 경기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해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0.9% 감소한 478억8천200만 달러를, 수입은 0.3% 증가한 425억3천3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3억4천900만 달러로 28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월간 수출액의 감소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은 하루 수출액과 주력 수출품목의 구성 때문이다.
긴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월간 수출액은 줄었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은 22억3천만달러로 작년 9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품목에선 수출을 주도했던 자동차와 반도체, 가전 등은 조업일수 감소로 둔화했으나 석유제품과 철강 등이 개선세를 보이며 다변화하는 모습이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월호 여파는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국내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투자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개선되는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원화 강세로 인한 내수 경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건설과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를 고려할 때 국내 내수경기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분석했다.
일부 증시전문가는 5월 경기 지표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고 코스피의 상단 돌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5월 결과는 수출 성수기인 6∼7월에는 월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팀장은 "조업일수가 적은 5월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온 만큼 성수기인 6∼7월에는 더 개선될 것"이라며 "수출 지역이 다변화하고품목도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기업 이익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수출과 기업이익은 동반 흐름을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수출액과 코스피의 상관관계가 0.95로 매우 높다며 코스피는 6월에 상단인 2,050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 요인도 상존한다. 특히 1,020원선을 위협받는 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와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 국내 증시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오현석 삼성증권 이사는 "5월 경기지표는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환율 변수가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선 환율과 미국 금리가 수출보다 더 중요하다"며 "미국 국채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 달러가강세로 전환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강보합권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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