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신흥국 연결고리 약해졌고 주가 높은 수준"
유럽 경기 회복세가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유럽중앙은행(ECB) 부양책에 대한 관측도 커지고 있다.
일단 유럽의 경기부양적 정책이나 양적완화는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 중 하나로꼽힌다. 그러나 신흥국 증시에 미칠 영향이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막연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세계 시장 전문가들은 15일(현지시간) 발표될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4% 성장해 2011년 초반 이래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14일(현지시간)발표된 유로존의 산업생산이 3월에는 전달보다 0.3% 감소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일 나올 4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돼 물가상승률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를 밑돌 수 있다는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6개월간 추가 금융완화를 암시하기만 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내달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마이너스 예치 금리를 포함한 부양책 패키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유럽의 추가 부양책을 주가 상승 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았던 국내 증시도 유럽의 양적완화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단 증시 투자에 우호적인 거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유럽의 경기 회복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의 수출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크지 않으므로 막연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경계심도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측면에서는 유럽의 금융완화는 유로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실물 측면에서 아시아 신흥국에는유럽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로 투자 심리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미국과 비교해 유럽의 영향력이 작고 선진국과 신흥국 회복의 연결고리가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점에서 "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ECB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편다고 해서 신흥국이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일시에 증가하리라 보기는 어렵다"며 "신흥국 금융시장에 일회성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주가가 선진국의 양적완화 초기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 상승 여지가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1∼3차 양적완화와 유럽 은행에 대한 ECB의 1~2차 유동성 공급 조치, 일본의 금융완화를 포함해 총 6차례의 양적완화 이후 세계 주가 움직임을 보면 2008년 미국의 1차 양적완화를 고점으로 주가지수 부양 효과가 갈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단적인 이유는 과거만큼 주가가 싸지 않다는 점"이라며 "미국이 1, 2차 양적완화를 발표했던 2008년 12월이나 2010년 8월은세계적으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생겼던 때였지만, 현재는 이미상승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MSCI 신흥지수나 MSCI 한국지수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과거 양적완화 실시때와 비교해 크게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유럽 양적완화에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