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것이라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장 마감 직후 시장엔 먹구름이 들이닥쳤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구글이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구글은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19%와 32%씩 늘었다고 밝혔지만, 인수비용을 제외한 1분기 매출액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21억9천만달러와 6.27달러로 시장 예상치(124억1천만달러, 6.36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나스닥 시장에서 3.75% 상승했던 구글은 시간외거래에서는 마감 34분 후기준 522.30 달러로 6.15% 급락했다.
구글뿐 아니라 IBM 실적도 시장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IBM의 1분기 매출은 224억8천만달러로 전년동기(234억1천만달러)와 시장 예상치(229억3천만달러)를 모두 밑돌았다.
17일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주도주인 구글의 실적이 예상보다나빴다는 것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기술주엔 치명적"이라며 "눈높이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증시가 많이 떨어진 이유는 이런 신성장 관련주의 고평가 때문이지 경기 우려가 아니었다"면서 "간밤 미국 증시가 올랐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본격적인 상승에는 미흡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나스닥 기술주 거품 붕괴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증시의 과열 논란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로의 글로벌 자금이동이 지속되고 있고, 간밤 미국 연준이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국 전역에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의 경우 2,000~2,050 사이에 대규모 매물대가 형성돼 있어 당분간 치고올라가기는 힘든 국면이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하단을 굳건하게 받치고 있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우려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종목별 대응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박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하는 흐름이 그런 맥락"이라면서 "셀트리온[068270]은 유럽쪽 매출확대 기대, IT부품주 등은 갤럭시S5의선전에 따른 관심 증가, 파라다이스[034230]는 영종도 리조트 착공에 따른 사업확장기대 등으로 시장 전체적 흐름보다 개별 이슈에 초점이 쏠리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쇼크'가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국내 기술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구글과 달리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고,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던 까닭이다. 박 연구원은 "직접 타격은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0% 뛰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1.05%와 1.2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0.31% 오른 262.20으로 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하면 1,998에 해당하며 전날 코스피 종가는 1,992.21이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