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업 임원 연봉 가장 높아…평균 15억원삼성 등 재벌그룹 대부분 임원 개별연봉 공개 대상
지난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상장기업 임원은 모두 6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일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2월 결산상장사 1천666개사 가운데 418개사(25.1%)가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했다.
지난해까지는 기업들이 등기임원 보수 총액만 공개하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의 개별 연봉을 밝혀야 한다.
이에 따라 전체 상장사 임원 8천579명 중 이번에 개별 보수가 공개된 등기임원은 모두 640명이다. 상장사 임원들의 7.5%가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뜻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임원 보수 격차는 상당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장사의 38.9%(273개사)가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시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서는 이 비율이 15.0%(145개사)에 그쳤다.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 비율도 유가증권시장이 11.5%(459명)로 코스닥시장의 4.0%(181명)보다 훨씬 높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임원의 평균 보수는 3억9천900만원이었다. 이중 5억원 이상을 받아 개별 연봉이 공개된 임원들은 평균 13억6천5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코스닥 상장기업 임원들의 평균 보수는 3억7천600만원, 연봉이 공개된 임원의평균 보수는 9억8천700만원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업과 보험업체에 종사하는 임원들의 연봉이 가장 높았다.
이 업종에 속한 55개사 중 60%(33개사)가 개별 임원 보수를 공개했다. 연봉이공개된 금융·보험업종 임원들은 지난해 평균 15억3천400만원을 받아갔다.
연봉 공개 대상이 된 상장사 임원들의 평균 보수는 12억5천800만원인데, 이와비교해 3억원가량 높은 것이다.
운수업(42.3%),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41.7%)에 속한 기업의 임원 연봉공개 비율도 높은 편이었다.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7억6천500만원),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9억300만원) 등은 다른 업종보다 임원들의 평균 연봉이 작았다.
삼성(17개사), 현대차[005380](11개사), 두산[000150](6개사), 동양[001520](4개사), 현대중공업·현대그룹(각각 3개사) 등 대기업집단은 모든 상장 계열사가 임원 보수 공개 대상이 됐다.
반면 농협, 미래에셋, 웅진, 이랜드, 한국가스공사[036460], 한국전력공사에서는 등기임원 보수가 5억원이 넘는 상장 계열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번 등기임원 연봉 공개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으나 보수 산정 기준에 대한 공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봉 액수만 공개하고 성과 지표는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들로서는 임원이 경영성과에 따른 적절한 보수를 받았는지 판단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우 많은 수가 미등기임원으로 빠져 있어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을 받는다 해도 공개 의무가 생기지 않는다.
강정민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개별 임원 보수공개의 취지를 살리려면 미국처럼 등기임원 여부와 무관하게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보수총액상위 3명의 연봉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