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거래대금 또 최저…빈자리 외국인이 채워개미들 '머피의 법칙'…사면 내리고 팔면 올라
지수가 시원하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답답한 장세에 지친 개미들의 주식시장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낮아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43.51%로, 작년과 비교해 2.99%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별 매매 추이가 공식집계되기 시작한 2001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대로라면 개인 비중은 올해도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증권시장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코스피가 최고점을 찍은 2011년 55.46%를기록하고서 3년 연속 떨어지고 있다.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등을 돌리는 사이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처음으로 30%를넘어섰다.
2011년 18.34%였던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28.55%로 훌쩍 뛰었고, 올해들어서는 31.25%로 높아졌다.
기관 거래대금 비중은 23.94%로 작년의 23.54%에서 소폭 늘어났다.
개인 거래가 시장을 떠받치는 코스닥시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87.43%로 사실상 사상 최저치였던 작년(88.90%)보다 1.4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4.79%에서 올해 6.02%로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기관 비중도 5.13%에서 5.35%로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개인 비중은 2004년(89.75%)을 제외하고는 항상 90%대를 지켜왔으나, 점차 외국인과 기관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이다.
개미들의 증시 이탈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는 것은 투자 수익률이 신통치 않은 데다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은 물론 1,980선조차 넘지 못했다. 박스권에 갇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는 올해 들어 2.40% 하락했다.
그나마 코스닥이 정책 수혜 기대감에 연초 이후 9.66% 상승하며 선전하고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움직이려면 코스피가적어도 2,050에 다다라야 한다"며 "박스권에 지친 개인이 이탈하고, 시중 자금도 기관으로 흘러들지 않아 외국인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각종 증시 변수가 쏟아져 정보력과 자금력이 떨어지는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임 팀장은 "3∼4월 미국 경제지표의 회복 여부가 박스권 탈출을 결정하는 관건"이라며 "미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개인들은 사면 주가가 내려가고 팔면 오르는 현상에 올해도 속을 태우고 있다.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중공업[010140]은 21.02% 하락했고 LG화학[051910](-17.97%), 삼성전자[005930](-2.59%), 현대제철[004020](-22.70%), 현대중공업[009540](-20.31%)도 줄줄이 내렸다.
반면 개인 순매도 상위 1∼5위 종목인 SK하이닉스[000660](6.75%), 대한항공[003490](14.42%), 서울반도체[046890](23.36%), 고려아연[010130](10.14%), CJ[001040] E&M[130960](42.85%)은 평균 19.5%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