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열린 대신증권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노조가 회사 경영 문제를 집요하게 추궁해 안건 통과가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우리사주 의결권 639만671주(1.2%)를 위임받아 주주총회에 참석한 대신증권 노조는 대신증권의 배당, 이사보수 한도, 부동산 취득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예년의 경우 주총은 20∼30분 만에 일사천리로 끝났지만 이날은 1시간 40분가량이어졌다.
우리사주 의결권 위임 문제로 주총은 개회 직후부터 진통을 겪었다. 발언권을둘러싼 갈등으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남현 대신증권 노조위원장은 "영업점 직원들의 의결권 위임을 사측이 방해한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며 "부당한 압력으로 의결권 위임을 취소한 16개 지점 직원들의 연판장을 증거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노조는 회사 창립 53년 만인 지난 1월 결성됐다.
이날 노조는 저축은행 인수, KT 제휴 CMA 마케팅, 우리 F&I 인수 입찰, 삼성동토지 매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문행배 노조 부위원장은 "대신증권의 삼성동 토지 매입이 이어룡 회장의 개인사무실이나 미술품 보관용으로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토지 사용 용도를 정확히 밝히라고 경영진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삼성동 토지는 대신증권 역사관 건립을 위한 것이며, 서울대림동 연수원을 일부 이전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측 주주들은 50억원으로 책정된 이사 보수한도를 30억원으로 감액하는것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의결권이 부족으로 제안을 관철하지는 못했다.
문 부위원장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 인건비는 30% 줄었는데 대주주 배당은 줄지 않았다"며 "대주주가 무임금·무배당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요구했다.
대신증권은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200원 등 모두 162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대신증권은 1998년부터 16년째 현금배당을 하고 있다.
신주인수권과 전환사채발행 관련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과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이번 주총에서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연임을 확정 지었고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찬욱 피앤비 세무컨설팅 대표, 이정훈변호사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