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장률 둔화…일본은행 추가 부양책 내놓나>

입력 2014-03-10 11:36
"소비세 인상 변수로 추가 부양은 4월 이후 나올 듯"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은행이 10∼1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완화 금융정책을 중심으로 한 '아베노믹스'가 그동안 일본 경제 회복에 실제로 기여했는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최근 나온 일부 경기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발표된 일본의 1월 경기동행지수는 114.8로 7개월 연속 상승해 금융위기때인 2008년 2월 이래 최고치까지 올라갔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해 6월 8개월 만에 처음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꾸준한 상승세를 타면서 1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1.3% 상승했다.



일본 당국이 금융완화 정책의 목표로 삼았던 디플레이션 타개가 어느 정도 현실화한 셈이다.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부정적 시선도 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회심의 카드인 엔저가 무역적자 폭을 키우고 성장률을 도리어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전분기 대비)는 0.2%였다.



이는 기존에 발표된 잠정치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잠정치였던 0.3% 성장률이 이미 시장 전망치인 0.7%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터라시장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



일본의 1월 경상수지는 1조5천890억 엔(약 16조4천억원) 적자로, 시장 전망치인1조4천억 엔 적자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적자폭이 전월(6천386억 엔)의 약 2.5배로커졌다.



일본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상당 부분 해외에 있는 터라 수출이 엔저에 따른 기대감을 채워줄 만큼 늘지 않은 반면, 에너지 수입은 급증했다.



내달 소비세 인상에 앞서 소비가 몰릴 것이므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양호할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에 미치지 못하는 지표들은 아베노믹스에 새로운 문제점을던져준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게다가 아베 정권은 상승하는 물가만큼 노동자들의 임금도 늘어나 소비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임금 인상률은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일본의 지난해 12월 임금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부양 규모를 줄이지도, 늘리지도 않고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통신은 "소비자 물가가 여전히 일본은행의 목표인 2% 상승을 향해 진행중이므로 이번 회의에서 정책은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지난 7일 경제 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원이이번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연간 60조∼70조 엔의 자산을 사들이는 현재의 통화 확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향후 금융완화 규모가 커질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달 소비세가 8%로 3%포인트 인상된 이후 실제 소비가 위축하고 경기지표가 부진하면 그때 일본은행이 구원투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민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시기를 조율하는 중일 것이다"라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이 필요한 때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베노믹스는 쉽게 말해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경기부양책을 지속한다는정책이므로 소비세 인상 이후 지표가 안 좋다면 그때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