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도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10일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미국 경제지표 개선에 탄력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좁은 박스권 장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2월 수출이 급락하고 무역수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계 경제를이끌어가는 주요 2개국(G2) 중 한쪽의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채권시장에서 처음으로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한 것이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살얼음을 걷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지뢰밭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투자전략도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는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은 대형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타이밍이란 의견이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기개선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한 중국의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증시는 큰틀에서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추세적 상승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마 팀장은 "최근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첫 부도 사례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높아졌고, 오늘 내일 중 우크라이나 사태도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햇다.
다만 중국 2월 무역수지 악화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마 팀장은 "2월 지표 악화는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의 영향으로 수출에 일시적으로 타격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지금은 반도체나 자동차 등 수출 대형주에 집중하는 것이 좋고, 중소형주는 정부정책 수혜 등이 예상되는 업종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중소형주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2월 수출이 2011년 2월 이후 최소를 기록해 이번 주 초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나, 이는 전인대 이전 중국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전인대에서 경제 성장률 목표를 7.5%로 유지했고 전인대 이후 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들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수출 부진은 위안화가 절하되는 과정이 일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이번주 초 주식시장의 쏠림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경우 이를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한다"면서 "지금은 균형감각이 요구되는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출주보다는 내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강조한 전문가도있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은단순한 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와 국내 기업이익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정책 이벤트도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을 제공하긴 힘들어 보인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부양책은 시점이연기됐고, 내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연초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됐다는 점에서추가 상승은 가능하지만 탄력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지금은 수출주보다 정부정책 기대감이 있는 내수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9%와 0.05%씩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37% 내렸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경고로 불안심리가 높아져 하락했다.
같은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0.29% 내린 256.45로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하면 1,968에 해당하며, 지난주 코스피 종가는 1,974.
6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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