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장세…고배당 우선주 '과열 주의보'

입력 2014-03-10 04:09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 상위 1∼3위 휩쓸어전문가들 "주가 급등락 소규모 우선주는 위험"



증시가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배당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우선주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가운데 13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올해 들어 LS네트웍스우[000685]가 167.36%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성신양회우[004985](141.18%), 호텔신라우[008775](137.83%) 등 우선주가 주가 상승률 1∼3위를 싹쓸이했다.



동부하이텍1우[000995](132.88%), 크라운제우[005745](88.33%), 벽산건설우[002535](80.53%), SK케미칼우[006125](77.61%) 등도 주가 상승률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우선주는 배당 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고 기업의 청산 가치에 대한 우선권을 갖고 있지만,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우선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보통주의 70∼80% 선에육박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 우선주 주가는 지난 7일 현재 106만9천원으로 보통주(133만9천원)의 80% 수준이다. 삼성전자 보통주가 올해 들어 2.40% 떨어지는 동안 우선주는5.52% 올랐다.



삼성화재[000810] 우선주는 1년 전만 해도 보통주의 38%에 불과했지만, 현재 73%까지 상승했다.



연초 이후 현대차[005380] 보통주가 0.8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우선주는 8.40% 올랐고 현대모비스[012330]가 3.40% 오르는 동안 우선주는 무려 53.17% 뛰었다.



최근 우선주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면서 국내 기업들 주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고,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우선주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코스피200 보통주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0.94%였고, 우선주는 1.87%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 또한우선주 주가를 끌어올린 요소로 분석된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속에서 안정적 주가 흐름을 유지하려면 기업들이 투자자들을 위한 배당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점차 선진국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의결권이 없다는 점이 우선주 주가를 낮추는 요소가 됐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정부도 기업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의결권가치가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주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우선주 시가배당률이 낮아지면서 가격 매력이 상당 부분 떨어졌다"며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그 폭은 축소될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배당에 기반한 우선주의 가치 재평가가 마무리 국면"이라며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우선주와 보통주의 배당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최저점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경수 연구원은 "2012년과 2013년 우선주 상승률은 코스피보다 각각 29.5%, 10.9%포인트 높았다"며 "앞으로도 우선주의 꾸준한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증권시장에 138개의 우선주가 상장돼 있지만, 시총 상위 20개 우선주를 제외하고는 거래대금이 부족하고 주가 급등락으로 적정 주가 수준을 판단하기 어려운상황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에 투자할 때는 배당수익률, 기업가치, 거래대금 등을 고려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