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 유동성 확보하라"…현대가 기업 '지원사격'

입력 2014-03-05 07:58
한라하이힐 매각에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 참여 검토한라건설 "한라하이일 매각 계약 거의 마무리 단계"



한라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범 현대가(家)가 팔을 걷어붙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 등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복합쇼핑몰 '한라하이힐'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12년부터 하이힐 매각을 시도해왔으나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번번이 매각이 불발됐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한라건설의 총 차입금이 7천700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한라하이힐 매각이 난항을 겪자 이번에 범 현대가 기업들이 나선 것이다.



한라하이힐 매각을 위해 조성한 3천4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에 현대백화점,한라건설을 비롯한 범 현대가 기업들이 출자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이 1천300억원을 가량을 투입하면 나머지는 담보 대출로 충당하는 방안이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에 뿌리를 둔 한라그룹은 고(告)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인 정몽원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몽원 회장의 부친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告)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한라하이힐 매각 계약이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인수자와 세부 조건을 조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라하이힐 인수를 위한 부동산펀드 참여를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인수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한라하이힐 매각이 완료되면 한라건설은 공사 미수금 900억원과 시행사가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킬 때 채무보증을 선 1천940억원을 회수할 수있게 된다. 3천억원대에서 매각이 성사돼야 손실을 보지 않는 상황이다.



한라건설은 한라하이힐 매각으로 PF 우발채무 부담도 크게 덜어낼 수 있을뿐더러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참여할 때 약속한 자구노력 방안도 이행할 수 있다.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한라건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1천420억원으로 한라하이힐 우발채무 900억원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라하이힐 매각으로 한라건설에 들어오는 현금이 500∼70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하반기에 중국 톈진(天津)법인의 아파트 시행사업 청산으로 현금1천200억∼1천400억원이 들어오면 유동성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라하이힐 매각은 한라그룹 계열사인 자동차부품 회사 만도에도 호재다.



만도는 성장성이 높은 회사임에도 언제든지 한라그룹의 '자금줄'로 동원될 수있다는 우려에 저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한라그룹은 지난해 만도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에 3천800억원을 지원했다가 시장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도의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7배로 기업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한라하이힐 매각 건이 마무리되면 주가의 추세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