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내부정보 아는 내부자들일 가능성 높아"조세회피처 투자자 '검은 머리 외국인' 가능성 반증
케이만아일랜드,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주가 예측력이 상당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나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실제로는 국내 기업의 내부 정보를 가진 한국인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3일 한국증권학회에 따르면 양철원 단국대학교 교수는 조세회피처 외국인 투자자의 2005∼2009년 국내 주식 거래를 분석해 '조세회피처 외국인 거래의 주가 예측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양철원 교수가 조세회피처 투자자들이 사들인 581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순매수 금액이 높은 종목일수록 수익률이 좋았다.
조세회피처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이 높은 종목군을 사들이고 낮은 종목군을 공매도하는 전략으로는 매달 5.6%가량의 높은 초과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나타났다.
양 교수는 "투자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조세회피처 관련자의 주식 거래는 내부 정보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이 실제로는 한국의 기업 내부자들이며 정보 거래자임을 암시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조세회피처 투자자들의 주가 예측력은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주식이나 유동성이낮은 주식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조세회피처 투자자의 거래가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활동과 관계가 높기 때문에이런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양 교수의 분석이다.
한국 기업 내부자들이 조세회피처를 통해 기업을 관리하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동작업을통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272명을 확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명단에는 이수영 OCI[010060] 회장,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 김병진전 대림산업[000210] 회장, 김영소 전 한진해운[117930] 상무 등 기업 관계자들이다수 포함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유수의 헤지펀드들이 조세상 이득을 보거나 펀드 운영에 필요한 비밀 정보를 숨기려고 조세회피처를 이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회피처 35개국 가운데 국내 주식 거래를활발히 하는 곳은 케이만아일랜드, 버뮤다, 바하마, 미국령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등 5개국이다.
특히 케이만아일랜드는 2004년 말 투자자가 78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2천907명으로 투자자 수가 9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양철원 교수는 "금융감독 당국이 조세피난처 외국인 거래를 주시하고, 관련 정책을 입안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