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심리호전·거래회복이 급선무"
국내 주식시장에서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바닥권을 헤매던 증권주들이 최근 소폭 반등 기미를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주의 반등은 증시 거래가 살아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사전 징후로 볼 수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주식시장에 따르면 전날 반짝 상승세를 보인 증권업종지수는 이날 오전 코스피의 하락 반전과 함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10시 11분 현재 증권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0.44% 하락했다. 전체 37개 종목 중 21개 종목이 하락했고 9개 종목만이 상승했을 뿐이다.
특히 전날 인수·합병(M&A) 재료로 증권 업종의 상승세를 견인했던 현대증권[003450]과 동양증권[003470] 등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 '약발'이 다했음을 드러냈다.
전날 증권주들은 현대·동양증권 M&A 재료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코스닥 분리 방안 등을 호재로 대부분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증권주 상승은 기술적 반등이었을 뿐이며 상승세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증권 업황에 긍정적인 재료가 나올 때마다 단기 반등은 나타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증권사 수입의 최대 기반인 거래 수수료가 급감한 상황에서 증권주의 본격회복이 나타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술적인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산업 전체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나타나는 본격 상승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 세계의 거시 경제 여건이 좋아지고 주식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지기 전까지 본격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증권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워낙 싼 수준에 도달해있는 만큼 매수 시점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M&A를 통한 구조조정'을 증권업계의 최대 화두로 삼은 만큼 앞으로M&A 재료가 본격적으로 부상하면 가격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업종의 미래가치를 보더라도 수익창출 관련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상황인데다 구조적으로 고위험 직접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전망은 밝지 않다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는 현재 매우 싼 가격대까지 떨어졌지만,수익력을 보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도 안 되는 수준"이라면서 "M&A는 기본적으로 팔려는 물건의 좋은 점이 있어야 사는 것인데 아직은 그런 점들이 보이지 않고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최근 증권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중위험·중수익의 파생상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런 상품은 수수료가 저렴해 증권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상품 차별화 등 대고객 서비스의 질적인 변화는 없어 오히려 고객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의미 없는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질적인 요인으로경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