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감 동유럽으로 전파…"영향 미미" 전망도
연초 위기설로 고전하다 한 숨 돌린 신흥시장이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정정불안이라는 악재를 만나 다시 긴장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간 충돌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에서는 급기야 20일(현지시간) 100명 이상이 숨지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이미 불안한 상태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는 정치적 불안과 러시아의 지원 중단 가능성을 이유로 일제히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달 28일 'B-'에서 'CCC+'로 한 단계 내린 데이어 무디스도 31일 'Caa1'에서 'Caa2'로 하향하면서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도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두 단계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내년 말 기한인 부채 170억 달러(약 18조원)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려면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채가 투기등급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졌다.
6월 만기 우크라이나 국채 수익률은 키예프 현지에서 19일 한때 1,900bp(19%포인트)나 뛰어 42%에 달했으며 20일 오후에도 30% 이상으로 유지됐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의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부채 1천만 달러에 대한 디폴트를 피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지난 19일 현재 132만5천 달러로 지난 4일보다 30%뛰어올랐고 20일에도 여전히 130만5천 달러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20일 우크라이나 정국 위기가 계속되면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차관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유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료들에 대한자산동결, 비자 발급 제한 등 제재를 결의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면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불안감은 러시아·폴란드·헝가리 등 인접한 다른 신흥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폴란드 즐로티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지난 닷새 동안 0.4% 하락했으며 러시아루블화는 1.7%, 헝가리 포린트화는 0.8% 급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폴란드는 올 초 4.2%에서 20일 4.52%까지 올랐고 헝가리도 같은 기간 5.7% 수준에서 6.27%까지 뛰었다.
리처드 세갈 제프리스 국제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폴란드 외환·채권시장까지 여파가 퍼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정말로 우크라이나가 무너진다면 러시아는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압박을 느낄 것이고 큰 비용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며 디폴트 사태가 닥치더라도신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마이클 갠스키 로그 글로벌파트너스 신흥시장 책임자는 "우크라이나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신용 측면에서는 방어벽이 될 것"이라며 "관련국들이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에 빠지기를 원치 않으므로 개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디폴트 위험이 크며 외부에서 자금 조달을 받더라도 우크라이나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이런 사태는 "심각하기는 해도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의미는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우크라이나 채권이 세계 주요 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3% 정도에 불과해 단기간에 위험 회피 성향(리스크오프)과 신흥시장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겠으나 시장에서 흡수될 수 있는 정도의 충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