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맹추격에 주목…도요타 엔저 타고 이익률 급등
현대자동차[005380]가 환율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제치고 영업이익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엔화 약세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하며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어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주요 완성차기업 12개사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현대차가 9.3%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전년 같은 기간(8.2%)과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9.7%)에 12개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냈지만, 작년 4분기에는 이윤이 하락한 BMW(9.1%)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최근 2년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안정적인 편이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2012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단 한 차례(작년 2분기3위)를 제외하고 모두 8.2∼11.6%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내며 2위 자리를 지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변화와 상관없이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일정하게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분기의 주간 연속 2교대 도입, 3분기 파업, 4분기 금융법인의 부진 등분기별로 실적 걸림돌이 존재했는데도 현대차의 이익창출력은 비교적 꾸준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안정적 수익성에도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국내기업을 추격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 4분기 도요타는 영업이익률 9.1%로 현대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은 1년 전인 2012년 4분기만 해도 2.3%에 불과했다.
혼다(5.4%→7.6%)와 닛산(2.8%→3.1%)의 영업이익률도 이 기간에 개선됐다.
다만 혼다와 닛산은 생산기지가 전 세계적으로 분산돼 있어, 일본에서 생산해수출하는 물량의 비중이 높은 도요타보다는 엔화 약세의 수혜 정도가 약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이 엔화 약세를 활용해 상품성 개선과신흥시장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그 결과물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현대차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달리 해외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아차[000270]는 환율 악재에발목이 잡혀 영업이익률이 미끄러졌다.
기아차는 작년 4분기 5.5%의 영업이익률로 7위를 차지해 전년 같은 기간(3.6%·8위)보다는 개선됐지만 직전 분기(6.0%·5위)보다는 악화됐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연초 이후 줄곧 옆으로 횡보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현대차의 주가는 22만4천500원에서 전날 22만5천500원으로, 기아차의주가는 5만2천700원에서 5만3천200원으로 주가 상승률이 모두 1%를 밑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현대·기아차의 신차효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올해와 내년에 출시할 신차가 많은 편이어서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신차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며 "신차효과를 통해 현대·기아차 주가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정상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