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제국은 없다"…삼성전자 올해 역성장하나

입력 2014-01-29 04:03
증권사 35% "올해 영업이익 작년보다 줄어들 것"



삼성전자[005930]의 연간 실적 최대치 행진에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주식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한 이후 올해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렸다.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2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 41조원으로 추정했던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한 달 만에 37조8천억원으로 3조2천억원(7.8%) 낮아졌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도 33조9천억원에서 31조2천억원으로 7.9% 하향 조정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낮아져 역성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2011년 15조6천억원, 2012년 29조원, 2013년 36조8천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왔다.



연초 이후 추정치를 내놓은 22개 증권사 가운데 7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올해연간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를 가장 낮게 잡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34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영업이익 34억9천억원을 전망했고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이트레이드증권이 각각 35조3천억원을 제시했다. KDB대우증권과 신영증권은 36조원초반대를 예상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CIMB도 최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37조6천억원에서 36조9천억원으로 1.7% 내렸다.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행진을 가로막을 수 있는 요소로는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둔화, 경쟁사 애플의 대화면 스마트폰 출시와 중국시장 공략, 중국 IT업체들의 저가공세 등이 꼽혔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급(high-end)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ASP)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예전과 같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지난해 4분기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의 실적 악화는 고급 스마트폰의 수익성 둔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AMOLED 실적 악화로전분기보다 89% 급감했다. 스마트폰의 수익성 둔화가 핵심 부품에 대한 단가 인하로먼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 출시로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IT·모바일 사업부문의 수익성 감소를 부품 사업부문 성장으로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가파른 속도는 아니더라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목소리도 높다.



이선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산업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스마트폰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정체되더라도반도체 산업 실적이 개선되면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NH농협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38조9천억원)를 가장 높게 잡고 있다.



낮아진 실적 기대감에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 박스권에 머물 조짐을 보이자 회사가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거나 사업부문을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송종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완제품(세트)과 부품 사업부문으로의 기업 분할을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부품 사업부문 기업가치는 중장기적으로 150조원 이상이기 때문에 분할 회사의 시가총액이 지금보다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6.48% 하락했다. 28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70%하락한 128만3천원에 장을 마쳤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