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카드사업 진출 본격화…새 활로 모색

입력 2014-01-15 04:09
장기간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증권사들이 카드사업 진출로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현대증권[003450]이 단독 브랜드를 내건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인가운데,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016360] 등도 물품대금 결제가 가능한 현금 IC카드를 선보이며 카드사업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증권사의 카드사업이 허용되면서 증권사들이 속속 새로운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카드상품출시를 준비하고 나섰다.



현대증권은 오는 2월 초 자체 체크카드인 'able 카드'를 출시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를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미래에셋증권[037620], HMC투자증권[001500] 등이 이르면 3~4월,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 현장에서 물품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현금 IC카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대우증권[006800]은 체크카드와 현금 IC카드 상품을 모두 출시할 계획이나,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증권사는 사실상 카드에 연계된 CMA 계좌만 제공하는 셈이고, 발급 및 결제는 카드사의 몫이었다.



상품명에도 '미래에셋 자산관리CMA 신한러브 체크카드', '삼성증권 CMA (삼성)체크카드', '대우증권 CMA 롯데체크카드' 등 증권사명과 카드사명이 함께 붙었다.



하지만 이제 증권사가 독자적으로 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되면서 상품명이 증권사 이름만 포함하는 식으로 간결해지는 것은 물론, 카드사에 돌아갔던 수수료 수익도 증권사가 챙길 수 있게 됐다.



다만 증권사들만의 독자적인 카드 결제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여서 해당 증권사들은 기존 카드사나 금융결제원의 결제망을 이용해 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카드 종류는 어느 결제망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체크카드(카드사 결제망)와 현금 IC카드(금융결제원 결제망)로 구분된다.



현금 IC카드는 원래 금융기관의 입출금용 카드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체크카드처럼 물품 대금을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다만 아직 가맹점 수가적어 사용에 제약이 많다는 게 체크카드와의 가장 큰 차이다.



장기 불황에 허덕여온 증권사들은 카드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카드 수수료 수익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를높이고 고객층을 늘리는 효과까지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출시 후 6개월간 20만장 발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연간4억3천만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CMA 통장을 사용하던 고객이 아니라면 카드 발급 시 CMA 계좌도 함께 개설하게 된다"며 "증권사 입장에선 카드 상품을 통해 본업에까지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카드사업이 증권사의 돈벌이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미 카드시장은 성장 한계에 도달한 상태인데다 전문성측면에서 증권사들이 카드사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증권사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yun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