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함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을 자회사로 둔 현대건설[000720]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건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합병 이후 지분율 변화 등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합병 이슈가 현대건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시기를 4월께로 정하고 실무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병되면 지난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원, 5천억원이고 자본총계가 1조6천억원인 대형 건설사가 탄생한다. 매출 규모로는 건설업계 9위 수준이다.
현대엠코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지분율 25.06%)이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0.0%)과 현대글로비스[086280](24.96%), 기아차[000270](19.99%), 현대모비스[012330](19.99%)가 나머지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지분 72.55%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병 비율과 합병 이후 지분율 변화가 현대건설의 주가 향방을 가르는 요인이라고 본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합병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합병 이후 지분 구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현대건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자산 가치를 따져봤을 때 현대건설이 합병법인 지분을 50% 이상 가져갈 수 없어 현대엔지니어링을 연결 자회사로 계속 가져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양사 합병 시 현대건설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40% 초반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도 합병 비율에 따른 지분율 불확실성 문제로 단기적으로 현대건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합병 이후 현대차그룹 건설 부문의 무게 중심이 합병법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합병 불확실성이 줄어들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건설 주가는 합병 추진 우려감에 이날 오전 10시 14분 현재 전날보다 3.13% 내린 5만8천900원에 거래됐다.
다만 합병 법인이 합병 이후에도 현대건설의 연결 자회사로 남아 있을 경우 현대건설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합병법인 지분율이 50% 미만이지만 연결로 포함된다면현대엠코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추가로 반영될 것"이라며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협업을 통해 건설 부문의 위험도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 비율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현대건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대건설이 사실상 경영권을 가진 지배주주(합병법인 지분율 42∼43%)로 권한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 연결법인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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