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시장,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한숨 돌려>

입력 2014-01-13 11:46
테이퍼링 속도조절 기대감…"장기적으론 호재 아냐"



미국 고용지표의 부진이 양적완화 축소 진행에'쉼표'를 찍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내 주식·채권 시장이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지표 부진이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임에 주목했다. 따라서 양적완화 축소 일정 자체를 되돌릴 만큼의 영향은 줄 수 없으며 이후 기저효과에 힘입어 고용지표가 크게 반등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0일 밤에 발표한 12월 미국 고용지표는 시장의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실업률은 6.7%로 2008년 10월 이후 최저치였지만,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4천개늘어나는데 그쳐 3년 만에 최소 증가폭을 나타냈다.



실업률 하락도 고용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구직 인구가 크게 감소한 탓이어서 12월 미국 고용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번 고용지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진행 속도를 결정하는 데 주요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시장은 글로벌 경제 회복이라는 근본적 체질 개선보다는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테이퍼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는 요인에 더 크게 호응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국내 주식·채권시장이 시간을 벌었다고 판단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한파 영향으로 고용을 비롯한 기타 경제활동이 최소 1월까지는 시장 예상을 밑돌 것"이라며 "12월 미 고용지표 부진이 테이퍼링 일정 자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으나 가속화 우려는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코스피는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1.70포인트(0.60%) 오른 1,950.24를 나타냈다.



국내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했지만 테이퍼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간 부진했던 코스피의 숨통을 틔웠다.



채권시장의 반응이 주식시장보다 더 강했다.



같은 시각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0.04%포인트, 0.08%포인트가량 급락했다.



그러나 12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은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 만큼 국내 주식·채권시장에 장기적인 호재는 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고용지표 악화는 혹한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이후에는 오히려 반사효과(기저효과)로 작용해 앞으로의 고용지표 개선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접고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대외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국내 실적발표가시작돼 실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상태"라며 "가격과 실적 전망 측면에서 대형주를 앞서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당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채권에 대해 정성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주 초반 국내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이는 추세가 아닌 박스권 흐름의 일부"라면서"기타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10년물보다 3·5년물의 투자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