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등급 회사채, 금융위기 이후 첫 순상환 기록

입력 2014-01-09 04:05
회사채시장 한파로 발행보다 만기도래 규모 더 많아A등급 회사채 순상환 기록은 사실상 사상 최초



웅진과 STX[011810], 동양[001520] 등 일부 한계기업들의 도산 여파로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A등급 이하 회사채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순상환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도 회사채시장의 위축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A등급 이하 무보증 회사채는 9조1천173억원이 발행됐는데 만기 도래한 규모는 15조9천313억원이어서 6조8천140억원의순상환을 기록했다.



A등급 이하 회사채가 연간으로 순상환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지난2008년 349억원이 순상환된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또 작년 A등급 이하 회사채의순상환 규모는 지난 2002년 7조4천969억원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특히 이중 A등급의 회사채는 작년 3조5천245억원 어치가 순상환됐는데 A등급이순상환을 기록한 것은 관련 자료가 확보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33조584억원이 발행됐고 만기는 20조8천202억원 규모여서 12조2천380억원이 순발행됐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내내 회사채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양극화 현상의 여파로풀이된다.



웅진, STX, 동양그룹 사태의 영향으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매수자가 없어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반면 AA 이상의 높은 등급을 가진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에만 투자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됐던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일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다가 수요가 저조하자 금리 등 발행조건을 변경하거나 아예 발행을 포기하는 경우도속출했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금융시장에서는 회사채시장의 이런 현상이 올해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건설 등 한계 업종의 실적이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운 데다 초우량등급에만 국한된 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도 확산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39조4천759억원으로 작년보다 7.4% 늘어나고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작년보다 3.5% 증가한 16조4천941억원이 만기도래할 예정이어서하위등급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수양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도 하위 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개선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이들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