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주가가 새해 벽두부터 크게 출렁였다.
지난 연말에 부각된 엔저 현상이 다시 심화하고 그 여파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데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도 자동차 주가는 단기적으로 엔화 환율의 등락에 희비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고 봤다. 특히 이달 말 실적 발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과거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신차 출시 주기가 올해 봄부터 본격화되고 국외 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이 커지는 점을 긍정적 대목으로 꼽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은 각각 연말보다 5.07~6.06%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채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 탓이다. 원·달러 환율은 5년 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장중 1,040원대로 떨어지고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995원대까지 하락해서다. 수출주의 대표선수이면서 일본 완성차업체와 경쟁관계인 특성 탓에 자동차주가는 환율 직격탄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자동차 주가의 최대 변수는 환율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분석했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속도가 빨라진 엔화 약세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1~2월에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에 주목하는 이유도 환율과 직결돼 있다. 연말에 다시 속도가 붙은엔저의 영향이 실적에 얼마나 악영향을 줬는지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12월 글로벌 출하는 전년 같은 달보다 2% 증가에 그쳤는데 해외공장에선 9% 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고, 기아차의 같은 달 글로벌출하는 10% 가량 늘었다. 반면 현대차의 12월 내수 출하는 21% 급감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2월 글로벌 출고는 양호했지만 실질 판매는 부진했다"며 "글로벌 소매판매 부진으로 매출액으로 인식되는 도매판매 역시 기대 이하로 예상되며 원화 절상으로 채산성이 악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부정적 영향으로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다만, 내수 급감은 2012년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환율이 국외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대용 연구원은 "환율 때문에 실적 부진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실제로는 국내 업체는 물론이고 일본업체도 해외 현지 생산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이 실적에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2월 실적 둔화가 현대·기아차의 전략적 속도조절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나온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간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면서 다음해로 넘기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해 무리한 생산을 지양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는 흐름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이달 말 발표되는 4분기 실적이 낮아진 기대치보다 더 나오느냐, 덜 나오느냐에따라 향후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도 환율 변수가 여전하지만 신차 출시와 해외 생산시설 증설에 근거한 긍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양대용 연구원은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반응이 괜찮아 국내 점유율하락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있고 4월에 신형 쏘나타 출시로 신차 출시 주기가 시작된다"며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송선재 연구원은 "환율 변수가 4~5월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보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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