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고서 나온 후 하향 전망 쏟아져…뒷북 지적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005930] 프리어닝 발표를일주일 앞둔 3일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과 목표가를 줄줄이 낮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회성 비용과 환율 약세, 스마트폰 성장 둔화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가 특별보너스 지급 등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춘외국계 보고서가 나온 이후 쏟아진 탓에 '뒷북'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2월 초만 하더라도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3분기(10조1천600억원)의 기세를 4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기준 증권사 25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10조5천191억원이었다.
'영업이익 10조원' 벽이 흔들린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눈높이를 낮춰 영업이익을 9조원대로 내린 증권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037620]과 K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9조9천억원, 9조7천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전망치를 애초 10조5천억원에서 9조8천억원으로 내렸다.
실적 하향의 이유로는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와 디스플레이 부문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이 꼽혔다.
해가 바뀌자 영업이익 9조원대 전망 보고서는 쏟아져 나왔다.
물꼬를 튼 것은 전날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8조7천800억원으로 전망한 BNP파리바의 보고서였다.
BNP파리바는 급격한 원화 절상과 '신경영 선언 20주년' 특별보너스 지급 등을근거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13% 내린 17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후 약속이나 한 듯 이날 국내 증권사 8곳이 삼성전자 실적을 낮춰 잡은 보고서를 내놨다.
아이엠투자증권(9조6천억원), KTB투자증권[030210](9조5천억원), 신한금융투자(9조5천억원), 메리츠종금증권[008560](9조4천억원), 우리투자증권[005940](9조3천억원), KDB대우증권(9조3천억원), 교보증권[030610](9조2천억원), NH농협증권[016420](9조1천억원) 모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0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낮춰 잡았다.
실적 하향 조정에 삼성전자 주가는 맥없이 추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 현재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84% 내린 129만8천원을 나타내 엿새째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3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23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하향 조정이 특별성과급을 포함한 일회성 비용 때문에 생긴 것이기 때문에 최근의 삼성전자 주가 조정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도연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은 펀더멘털(기초여건) 문제가아니라 특별성과급, 환율 등 비영업적 문제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4분기 실적 내용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최근의 주가 조정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과 관련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메모리 가격 약세에도 통신 부문 마케팅 비용이 줄고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사라짐에 따라 9조5천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1분기부터 우상향 추세를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KDB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올해 1분기에도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일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75만원으로 7.9% 낮췄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IT모바일(IM)의 경우 갤럭시S5 출시 이전의 제품수요 둔화, 애플의 차이나 모바일 판매 등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등으로 1분기에 큰 폭의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