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없는 틈타 악재성 공시…투자자 '주의령'
지난 연말 증시 폐장 이후 거래가 없는 기간을틈타 '올빼미 공시'가 또 기승을 부렸다.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급계약 해지나 계약규모 축소, 가격밀약에 따른 과징금 부과, 임직원의 횡령·배임 처벌 등 회사에 불리한 공시들이 지난달 30일오후 3시 이후부터 31일까지 줄을 이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렉스엘이앤지[004790]는 280억원 규모의 방송수신기공급계약이 지난달 19일 해지됐다고 지난달 31일 뒤늦게 공시했다. 해당 계약은 최근 매출액 대비 345%에 달하는 규모다.
SDN[099220]은 전년도 매출액의 220.6%에 달하는 655억원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건설·운영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이날 공시했고, 한국자원투자개발[033430]도 포스코엠텍과 체결한 50억원 규모의 몰리브덴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2011년 매출액 대비 63.9% 차지하는 계약이었다.
KCC[002380]는 솔라파워인더스트리와 맺은 756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는 사실을 지난달 30일 폐장 후 공시했다.
이외에도 토비스[051360], 잘만테크[090120], 삼진엘앤디[054090] 등이 폐장일장 마감 후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공시를 은근슬쩍 올려뒀다.
일부 기업은 이 기간 계약 규모를 축소했다는 내용의 정정 공시를 게재하기도했다.
태웅[044490]은 풍력발전용 타워플랜지 공급계약의 규모가 2천651억원에서 1천551억원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한전KPS[051600]도 공사 계약 규모를 349억원에서 160억원으로 고쳐 공시했다.
가격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이나 임직원의 형사처벌 사실 등을 슬그머니 올려둔 기업도 있었다.
백판지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79억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세하[027970]는 조치가 내려진 지 하루가 지난 12월30일 장 마감 후에야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이는 세하의 2012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21.1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피에스엠씨[024850]는 전 임원이 11월 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받았다는 판결 내용을 뒤늦게 공시했다. 이 임원이 횡령한 자금은 약 71억원으로, 2012년 말 기준 회사 자기자본의 16.2%에 달한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는 삼진엘앤디, 렉스엘이앤지, 한국자원투자개발 등 올빼미 공시를 올린 일부 기업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고 1일 예고했다.
yun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