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나"…공매도 비중 5년4개월만에 최고

입력 2013-12-20 04:01
12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의 비중이 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볼 때 공매도 거래 비중이 2%를 돌파한 것은 2008년 8월(2.19%) 이후 처음이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거래 방식이다.



공매도가 늘었다는 것은 현재의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 과도하게 오른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전반적으로 확산하면서 공매도가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수급상황이 악화돼 시장이 흔들릴 수 있는데, 연말에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을 키우는 여러근거가 확인되자 불안감에 공매도 물량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탓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체를 놓고 하락장에 베팅했다기보다 주가가과열된 업종·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달 들어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이 집중된 업종은 기계(9.86%), 증권(7.23%),운수창고(3.90%), 음식료품(3.72%), 금융업(3.15%) 등이다.



종목별로는 밥캣을 인수한 이후 재무적 리스크에 시달리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기계·28.55%)와 복권사업 중단으로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오리온[001800](음식료품·23.83%) 등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지난달부터 금융당국이 금융주 공매도를 허용함에 따라 대우증권[006800](21.07%)과 대신증권[003540](18.06%)의 공매도 비중도 높았다.



공매도 거래의 주요 투자주체는 외국인이지만 개인투자자도 공매도를 활용해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주의가 필요하다.



연말에는 공매도를 위해 빌렸던 주식을 갚는 대차상환이 활발해지는데 앞서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은 대차상환용 매수 수요가 늘어나 주가가 오를 수 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이용해 대차잔고 비율은 높으면서최근 1개월 수익률이 저조했던 종목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강현기 연구원은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을 매수할 때는 애초 공매도가집중됐던 원인을 알아보고 그 원인이 타당하다면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