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악재 국내 채권시장에 이미 반영돼 시장 내성 강해져
"채권시장은 이미 충분히 걱정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하기로 결정했지만 국내 채권시장이 받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국내 채권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월 850억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는 수준에서 그친데다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관련 악재가 이미 국내 채권시장에도 충분히 반영된 만큼 금리의 오름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날 CNBC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응답한 월가 경제 전문가의 55%가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될것으로 전망해 시행 시점을 내년 3월로 예상한 응답자(40%)보다 많았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는 예전보다 시장의 테이퍼링 예상 시점이 앞당겨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테이퍼링 이슈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강해졌음을 뜻한다"고말했다.
실제로 테이퍼링 시행이 결정될 것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지난 9월 FOMC 회의 당시와 비교해봐도 현재 금리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 거래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901%로, FOMC 9월 회의 직후인 지난 9월 23일 금리(연 2.800%)보다 소폭 높다. FOMC 9월 회의와 12월 회의 사이의 금리 흐름을 살펴봐도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이는 출구전략 악재가 그동안 국내 채권금리에 충분히 반영됐음을 뜻한다.
테이퍼링 시행 시점보다 강도와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됐지만 강도와 속도가 완만하면 오히려 채권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 공격적인 테이퍼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본다.
양적완화 축소의 규모와 속도는 앞으로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의 결과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될 공산이 크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 결과는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관망하고 있던 대기 매수세가 시장으로 유입할 수 있어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라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