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증권사와 외국인 등 대형 투자주체의 ETF 거래는 활발해지고 있어 눈길을끈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현재) ETF 시장의총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35%)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40%)이나 최고치를기록했던 지난 2011년 하반기(52%)와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이 기간에 대형 투자주체인 금융투자회사와 외국인의 ETF 거래대금 비중은눈에 띄게 늘었다.
두 투자주체의 비중은 지난 2011년 하반기에는 40%에 그쳤지만 작년 하반기에 51%, 올해 하반기에 53%까지 올라온 상태다.
특히 증권사 프랍 트레이딩(prop trading·자기매매) 중심으로 금융투자회사의ETF 거래대금 비중은 16%에서 26%로 크게 늘어났다.
개인의 ETF 거래 비중이 감소한 것에 대해 업계의 해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과정에서 ETF의 개인 거래 비중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5천억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ETF 시장 규모가 커지고 다른 투자주체들이 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개인의 거래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최근 증권사 중심의 금융투자회사와 외국인의 ETF 거래가 늘어난 것은 이들 투자주체가 ETF를 차익거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즉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간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차익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는 ETF 시장에서 개인 외에 다양한 플레이어가 등장했다는 뜻이며, ETF가 기관과 외국인 등 대형 주체들의 투자대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ETF 시장에 대형 투자주체가 등장하면 유동성 공급이 활발해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ETF 상품 개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금까지는 ETF가 소수 종목 또는 레버리지·인덱스 등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상품 위주로만 개발돼 주식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ETF 시장에서는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조짐들이 나타났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5개의 소규모 ETF가 일괄 상장폐지됐지만곧바로 여러 합성 ETF 상품이 등장했다"며 "아직은 코스피200 관련 ETF가 독주하고있으나 다양성 보강작업도 꾸준히 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