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회사채도 '외면'…순발행액 사상 첫 마이너스

입력 2013-12-02 04:06
"발행시장 부진 지속되면 기업 자산매각 늘어날 듯"



올해 회사채시장에서 A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발행액보다 만기액이 많은 순상환을 기록할 전망이다.



회사채시장의 경색으로 채권 발행이 어려워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현금으로갚고 시장에서 짐을 싼 기업이 많았다는 의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11월 말까지 A등급 회사채의 발행액과 만기액은 각각 7조450억원, 10조7천676억원으로 순발행액은 -3조7천246억원이었다.



A등급 회사채의 순발행액은 2010년(3조1천억원), 2011년(4조12억원), 2012년(5조8천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A등급 순발행액이 지난 2006년 5천400억원까지 떨어진 적은 있지만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BBB등급의 순발행액 역시 -1조6천억원으로 지난 2009년(-1조3천억원) 이후 4년만에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BB등급 이하도 -1조600억원으로 2년 연속 순발행액이 마이너스였다.



AA등급과 AAA등급은 각각 5조3천억원, 6조2천억원 순발행을 보였다.



A등급이 처음으로 순상환을 보인 것은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에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웅진과 STX 사태를 겪으면서 비우량등급이 철저히 외면받는 상황에서 우량등급간에도 차별화가 일어났다.



특히 지난 9월 말 동양그룹 계열사 5곳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돼 기관 투자자가 담는 회사채 기준이 AA급 이상으로 높아졌다.



지난 10월 AA등급 이상 수요예측 미매각률이 0.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최상위 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했다.



반면 같은 기간 BBB등급 이하의 미매각률은 75.1%에 달했고 A등급에서도 54.3%의 미매각률이 발생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에서 일부 A등급 회사채가 높은 경쟁률을보이긴 했지만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었다"며 "회사채시장의 차별화의 한계선은 A등급이 아니라 AA등급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양 사태 등 잇따른 악재에 따라 생긴 비우량등급 회사채의 외면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회사채 순발행은 10조원에 그쳐 올해 순발행 예상액(12조원)보다 2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A등급 이하의 순상환은 내년에도 이어져 순발행액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발행 시장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차환되지 않는 금액만큼 기업은 순상환을 해야 한다"며 "현금이 부족해 자산이나 회사 자체의매각 또는 증자를 선택해야 하는 기업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