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공매도 증가·주가하락 불가피…증권주 급락
금융주 공매도 금지 해제는 주가에 어떤 영향을미칠까. 증권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단기적으로 부정적,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당장은 금융주의 공매도가 증가하고 증권업종을 중심으로 주가하락이 예상되지만, 길게 보면 거래가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쪽이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증권이나 빌린 증권을 매도하는 투자기법이다. 주가하락 때 유동성 공급 등의 순기능이 있지만, 투기적 공매도로 인한 공정한 가격 형성저해 등의 부정적 기능도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0월 1일부터 금융시장 안정조치의 일환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후 비금융주는 2009년 6월부터 해제됐지만, 금융주는 지금껏 유지돼왔다.
당시 금융주의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면서 당국은 그 이유로 자본 확충, 부실자산 정리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금융주공매도를 규제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는 이번 해제 조치가 이제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부실자산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이번 조치를 당연한 수순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공매도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2009년 6월 당시 비금융주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기 전 한 달간 비금융주에 대한공매도 금액이 하루평균 65억원 수준이었으나, 해제 직후 한 달간 700억원으로 증가한 것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비금융주의 주가는 공매도 금지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의 경우 금융주 공매도 금지 철회 이후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기도 했다"며 이는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거래량을 늘리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이유로 금융주 공매도에 대한 전 세계적인 규제 추세는 최근 미국과 영국등 선진시장에 이어 지난 8월에는 그리스까지 공매도 금지를 해제했다.
공매도가 허용되면 중장기적으로는 평균 거래대금이 높은 대형주의 거래가 더욱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은행의 경우 주로 하나금융과 KB금융[105560]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내년도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정치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고 향후 부동산 시장회복시 수혜주이기 때문이다.
증권업종은 상대적으로 펀더멘탈 지표에 비해 주가가 높고 대형주와 중소형주간격차가 크며, 최근 동양증권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증권업종은 향후 사적연금 활성화 조치가 예상되고 전통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미치는영향이 낮았던 만큼 장기적 측면에선 긍정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보험업종의 경우 성장전망 하락에 의한 주가 조정이 이미 올해 상반기까지 반영됐고, 보건복지 강화에 따른 의료부문에 대한 압박으로 위험률차 측면이 긍정적으로평가될 수 있어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전망을 반영한 듯 14일 오전 10시 현재 은행주와 보험주는 보합세를 나타냈으나, 증권주는 평균 주가가 3.46%나 급락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전날보다 4.57% 내린 3만300원에 거래됐고 한화투자증권[003530], 우리투자증권[005940], 현대증권[003450]도 4%대 하락세를 보였다.
대우증권[006800](-6.10%), SK증권[001510](-1.34%), HMC투자증권[001500](-1.68%)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fait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