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에 구조변화"…금융위기후 은행 지배력 약화

입력 2013-11-13 04:02
자산비중 9%p 하락, 보험·카드는 시장지배력 '껑충'전문가 "내년도 대출수요 부진으로 수익성 둔화 지속"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시장지배력이 약화한 반면 보험과 카드부문은 시장지배력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농협경제연구소, 키움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보험·카드 3개 금융산업 중 은행 부문의 총자산 비중은 70%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 79%에 비해 9%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에 반해 보험 부문은 자산 비중이 같은 기간 19%에서 27%로, 신용카드 부문은2%에서 3%로 각각 상승했다.



은행은 총자산이 2008년 말 1천865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2천120조원으로 14% 증가한데 그쳤다.



반면 보험은 452조원에서 832조원으로 84%, 카드는 43조원에서 84조원으로 95%각각 급증했다.



여신 비중은 은행이 91.3%에서 89.1%로 줄어든 반면, 보험 7.8%→9.2%, 카드는0.9%→1.7%로 각각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익구조도 은행은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보험과 카드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46%로 2008년 69%에 비해 23%포인트나떨어졌다. 이에 비해 보험은 같은 기간 19%→39%, 카드는 1.2%→1.5%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 부문의 경우 주가는 상승하고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올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008년 이후 최고점에 달했다.



은행 PER은 올해 2월 11.8배로 2008년 말 14.96배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고,지난달에도 11.28배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평균 PER은 미국,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 은행과 비슷한 수준에근접했다.



국내 은행은 또 여신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올해 1∼9월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26조원으로 2011년 39조원, 2012년 38조원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3조3천억원을 기록, 2008년 4조9천억원에서 2011년 8조5천억원으로 증가한 뒤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은행의 수익성 전망은 내년에도 밝지 않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중은행은 내년에도 수익성 개선이 지연됨에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추세가 지속하고 여신 성장률도 여전히 둔화 추세를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이와 관련, 경기회복 지연과 양극화 심화에 따른 대출 수요 부진,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등을 내년도 은행권 대출 수요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범지인 농협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은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it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