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0월 회의 이후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1월이나 3월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지배적이지만 연내 축소가 가능하다는 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9∼30일(현지시간) 열린 10월 FOMC 회의 결과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을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의 0∼0.25% 수준으로 동결하고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16일간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폐쇄 여파로 정확한 경기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웠기에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그러나 연준이 10월 FOMC 회의에서도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 대한 명확한 힌트를주지 않아 시장의 의견은 더욱 분분해지고 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경기 활동이 계속해서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며낙관론을 유지했고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도 성명서에 담지 않았다.
반면 주택경기에 대해서는 "최근 몇 달간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다수 전문가는 여전히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 1분기에 시작된다는 데 무게를두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조에 대한 연준의 전망에 큰 변화가 없지만 주택경기는 9월보다 둔화됐다는 시각을 보였다"며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내년 1분기로 예측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정치권이 예산안과 부채 한도에 잠정 합의했지만 내년 초에재협상을 해야한다"며 "재정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내 양적완화 축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재정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양적완화가 내년 3월께 축소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나 연준의 경기 판단이 예상외로 긍정적이라 연내 축소가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고용지표(9월 신규고용건수)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집계됐는데도 10월 FOMC 회의에서 별다른 코멘트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연준이 연방정부 폐쇄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내년 3월 이후로 쏠려 있던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시장 전망이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은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도 30일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고 유럽증시도 혼조세로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15.81포인트(0.77%) 내린 2,043.67을 나타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예상 밖으로 긍정적 경기 판단을 유지하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면서 "12월 FOMC 회의는 10월회의와 달리 좀 더 긴장감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