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의 고질적인 실적 전망 '뻥튀기' 왜>

입력 2013-10-28 04:00
"부정적인 전망 내놓으면 기업들 항의…심리 위축""증권사 리포트 맹신 금물, 참고 자료로 활용해야"



최근 증권사들이 발간하는 리포트들조차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전망치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이 투자자들은 물론 증권업계 내부에서조차 이미 신뢰를 상실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 해당 기업은 물론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순이익 전망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질 때마다 '뻥튀기' 전망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았지만 정확도는 높아지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추정이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낙관적인 전망만 용인하는업계 분위기와 애널리스트들의 실력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적이 좋다는 전망이 나와야 주식시장 참여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전통적으로증권사들은 부정적인 전망을 꺼려왔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애널리스트에게도 영향을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상장사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이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상장사들의 이익이 정체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애널리스트이실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보다 기업이 제시하는 가이던스(목표치)에 기대 실적 추정을 계속하면서 전망치와 실제치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작년 실적에 15∼20%를 더한 값을 추정치로 내는 경향이 있다"며 "예상이 처음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에 실적이 감소하는 경우 실제치와의 편차가크게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나는 틀려도 남들은 제대로 된 전망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있는데 실제로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전망이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15년 이상 활동한 한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워낙 복잡하다 보니 부지런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분석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라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는데 이를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드문 실정이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와기업에서도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심리가 위축된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의 실적 전망은 냉정하다.



외국에서는 매도 역시 전략이라고 보고 있고, 고객들도 매매 전략에 실질적인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적 전망을 원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국내 증권사 실적 전망을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리포트뿐만 아니라 기사와 관련 자료를 최대한 많이 보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숙지하고, 선입견과 이해관계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실적을 보는 안목을 키울 것을 권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투자를 하면서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수준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 자체적으로 '디스카운트'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