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유혹하기 위해 기업 순이익 20%나 '뻥튀기'"애널리스트들, 확인작업 없이 기업 설명에만 의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기업 실적이 실제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증권사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땅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지난 3분기 동안 추정한 상장사의 순이익 합계는 71조원이었지만 실제 순이익은 55조원에 불과했다. 전망이 평균 20%가량 '뻥튀기' 된 것이다.
실적 전망이 투자자들을 매번 실망시키자 이제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실적을 분석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세 분기 연속 증권사들의 순이익 전망은 기업이 발표한 실제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작년 4분기 실적시즌에 증권사들은 상장사 순이익이 22조4천663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증권사들은 159개 기업의 순이익을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발표된 순이익은 12조8천495억원으로 전망치보다 42.8%나 적었다.
당시 에너지 업종에 대한 증권사의 순이익 전망치는 1조9천161억원이었으나 실제 순이익은 5천16억원에 불과해 전망치와 실제치의 괴리율이 무려 73.8%에 달했다.
소재,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 금융 업종에 대한 전망치와 실제치의 괴리율도각각 45.0%, 44.9%, 24.7%, 23.3%로 매우 컸다.
올해 들어서도 증권사의 예측력은 낙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 증권사가 추정한 229개 상장사의 순이익 합계는 24조2천774억원이었으나실제치는 전망치보다 14.5%나 적은 20조7천466억원에 그쳤다.
산업재 업종의 실제 순이익은 전망치보다 75.9%나 적었고, 유틸리티와 에너지업종의 순이익도 전망치보다 49.6%, 41.6%씩 적었다.
2분기에도 305개 기업의 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24조5천770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21조5천736억원에 불과했다. 양 수치의 괴리율은 12.2%였다.
최근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됐지만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11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산업재 업종의 경우 순이익이 전망치보다 66.0% 적었고, 필수소비재와 에너지 업종도 실제치가 전망치보다 19.0%, 17.2%씩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금호석유[011780]의 순이익이 예상보다 94.5%나 적었고, LG상사[001120](-82.0%). LG전자[066570](-36.3%), LG하우시스[108670](-32.3%), 에스원[012750](-33.9%), KT&G[033780](-34.5%)의 순이익도 전망을 완전히 빗나갔다.
전망치에 부합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정도였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동안 증권사들이 추정한 상장사 순이익의 총합은 71조3천207억원이었으나 실제 순이익은 55조1천697억원으로 16조1천510억원의 차이가 났다.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실패하는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이 제시하는 가이던스(목표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확한 전망은 기업의 영업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끊임없이 확인해야 가능한데 실적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돌아설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기업의 설명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증시 참가자가 많아져야 증권사들의 이익도 늘어나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만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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