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금값…전문가 전망도 '오락가락'

입력 2013-10-03 04:06
"원자재 슈퍼사이클 끝났다" VS "아직 안 끝났다"



국제 금값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현물 가격 기준으로 25% 이상 급락한 온스당 1,200달러대까지 곤두박질 쳤던 국제 금값은 지난 8월 최고 1,400달러대까지 회복했다가 2일 오후(한국시간) 현재 1,289달러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 예산안 협상 시한인 지난달 30일 직전까지는 예산안이 부결돼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시작되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금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일 금값이 1,277달러로 하루 만에 0.8% 떨어져 8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것.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형성되지 않아 예상과 달리 금값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값을 움직이는 요인은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인데그동안 경기가 좋아지고 물가는 오르지 않아 양쪽에서 두들겨맞는 상황이었다"며 "시장에서 셧다운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형성돼 다시 제자리로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값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대형 투자은행들은 금을 비롯한 원자재 장기 호황(슈퍼사이클)이 이미 끝났다는 진단을 내놓은 상태다.



국제 금값은 특히 세계 경제가 회복 중이고 앞으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달러화 강세와 실질금리 상승도 예상되므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도 금값이 1,100∼1,200달러 선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금 생산업체들의 등급 평가에 활용하는 향후 2년간의 금값기준을 온스당 1,200달러로 잡았다면서 "1,200달러도 바닥이 아니고 그보다 더 낮은수준을 새로운 바닥으로 찾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유경하 연구원 역시 원자재 여러 종목 중에서도 금에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200달러 아래로는 금광업체가 이익을 내지 못하므로 그보다는 올라가겠지만, 금광업체가 다시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 생산량이 늘고 경제지표가 금값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므로 크게 오를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금값이 이미 조정을 거쳤으므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최근 20여 개 금융기업·거래소 분석가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올해 급락한금 가격이 내년에는 회복해 1,4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또 조사 대상자들은 올해의 금값 하락을 약세장의 시작보다는 그간의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상반기에만 하더라도 금값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할 일만 남았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컸으나 7∼8월에는 예상을 뒤집고 반등했다는 점도 향후 하락 관측을 어렵게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금값이 떨어진 틈을 활용해 보유고를 늘리려는 각국 중앙은행, 아시아 큰손 등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돼 금값을 떠받쳤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도 최근 보고서에서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맥킨지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끝났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근거로 삼는 공급 증가가 실제로는 생산비용 상승과 원산지의 사회불안 등으로 제한적이며 중국과 같은최대 원자재 소비국의 경제가 둔화하더라도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