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보유 채권 잔고가 석달 만에 100조원아래로 떨어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 잔고는 98조4천401억원이었다.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은 지난 10일 99조4천762억원으로 100조원대 벽이 허물어진 이후 하락세다.
외국인 보유 채권 규모가 100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6월 18일(99조3천775억원) 이후 석달여 만이다.
7월 26일(103조5천297억원) 이후 1개월 반 만에 5조3천억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7조5천억원)를 유지했고 원화도 다른 신흥국과 달리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은 이례적이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잔액의 감소세가 이어진 것은 채권 순매수 규모가 만기상환 규모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채권 잔고가 줄어들기 시작한 7월 말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는 주로 잔존만기 1년 이하 구간에서 이뤄졌다.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인 템플턴펀드가 주도적으로 채권 매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템플턴펀드의 국고채 보유 규모(13일 기준)는 6조2천억원으로 지난 6월말(8조원)보다 1조8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템플턴 보유 채권 중 7∼9월 중 만기 도래 국고채채권이 95억원에 그쳤다는 점에서 보유한 국고채를 만기 이전에 중도 매도한 것으로보인다"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액 감소가 만기 상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아직은 급격한 원화채권 매도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펀더멘털(기초 여건)에 대한 전망이 반영된 장기 채권에서 외국인의 이탈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7월 26일 이후 외국인의 장기채권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연초 이후 순매수 대비 80% 수준"이라며 "대규모 자금이탈이 있었던 신흥국과 비교해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말로 가면서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 채권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부담이다.
외국인의 보유 채권의 10월 중 만기 도래 규모는 3조7천억원으로 9월(2조5천억원)보다 1조2천억원 많다.
12월에는 만기도래 규모가 9조2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신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도래 규모가 연말로 갈수록 증가하지만 8월 이후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가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