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권 쇼크' 완화될 듯…채권 손실 불가피

입력 2013-09-09 04:07
올 1분기 증권사들에 막대한 타격을 줬던 채권관련 손실이 2분기에는 완화될 전망이다.



1분기(4∼6월) 증권사 '채권 쇼크'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금리 변동폭이 2분기들어 크게 줄어들면서 금리가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의 특성상 보유한 채권 규모를 탄력적으로 줄이기 어렵고, 금리는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7∼9월)에도 증권사들이 채권 관련 손실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 1분기 확대됐던 금리 변동성이 2분기 들어 크게 완화됐다.



7월 초 연 2.99%였던 금리는 7월 말에 연 2.92%로, 8월 말에 연 2.88%까지 점차하락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이달에는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강화된 탓에지난 6일 기준으로 금리가 연 2.99%로 재차 상승했지만, 2분기 전체적으로 볼 때 금리 변동폭은 연 2.84∼3.00%에 그친다.



반면 지난 4∼6월 금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우려를 본격적으로 촉발한'버냉키 쇼크' 이후 크게 요동쳤다.



지난 5월 초 연중 최저 수준(연 2.44%)까지 떨어졌던 금리는 5월 말 연 2.78%로한 달 만에 0.34%포인트나 급등했고, 결국 6월 말에 연 3.12%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1분기의 금리 변동폭은 연 2.44∼3.12%에 달했고, 이는 지난 1분기 증권사 '채권 쇼크'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몇 달 동안 금리 흐름이 안정화되면서 올 2분기에는 증권사들의 채권 관련 손실액이 1분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1분기 증권사들은 개별적으로 평균 300∼400억원대채권 관련 손실을 보았다"면서 "2분기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된 점은 없지만 금리가 안정됐다는 것만으로도 1분기보다 실적은 나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증권사의 채권 보유 특성을 고려하면 금리가 상승하는 이상 올 2분기에도채권 관련 손실을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렵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62곳이 보유한 전체 채권 규모는 외화·원화채권 통틀어 총 136조6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채권 보유량은 작년 12월 말(121조8천억원) 대비 올해 3월 말(134조원) 10% 넘게 늘었고, 3월 말 대비 6월 말에도 1.9% 증가했다.



지난 5∼6월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량 증가폭이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보유 규모를 줄이지는 못한 셈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 특성상 탄력적인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중 자기자본으로 운용하려는 목적의 '트레이딩용' 채권은 비중이 크지 않다.



현재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대부분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객에게 판매한 금융상품에 연계된 것이기 때문에금리가 상승해도 증권사가 마음대로 내다 팔 수 없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증권사들이 세제 개편에 따른 절세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채권 보유규모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5∼6월 금리 변동성 확대로 ELS와 RP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관련상품 판매가 뜸해지자 채권 보유규모 증가폭도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 성격상 단기간에 채권보유규모를 축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금리가 상승하면 2분기에도 채권 평가손실 발생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