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월가·성차별적 인물" 반대여론 불구 오바마에겐 '경제 구원투수'측근들 "다음 주 차기 연준 의장 발표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에 로런스(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지명하는 쪽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서머스 전 장관에 대한반대여론이 만만찮은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를 신뢰하는 이유를 소개했다.
서머스는 재무장관·차관으로 일한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금융위기의 씨앗을뿌린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하버드대 총장 재직 중에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물러났다.
가장 큰 비판 사유는 재무장관 재직 시절 금융산업 규제 완화에 앞장섬으로써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생에 중대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글래스-스티걸법 폐지를 주도함으로써 금융기업들이 상업은행 업무와투자은행(IB)·보험업을 겸업할 길을 열었다.
그러나 이 법의 철폐가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세계 금융위기의 한 원인이 됐다는 비판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월가 친화적 성향에 대한 의구심에 더해 그가 월가의 대형 금융기업 여러곳에서 돈을 받고 고문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에 더 불이 붙었다.
또한 서머스는 하버드대 총장 시절에는 여성이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과학과 수학을 못한다는 발언을 해 교수단으로부터 불신임을 당한 끝에 조기 퇴진했다.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민주·오리건)은 "어째서 대통령이 중산층을 위해 싸우지않는, 연준 의장직에 중요한 방식으로 생각하려 애쓰지 않는, 규제 철폐의 배경을가진 인물을 검토하는 것이냐"고 물으며 "나도, 내가 아는 그 누구도 그 답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고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자신이 모르는 후보인 재닛옐런 연준 부의장보다 바로 옆에서 오랜 인연을 쌓은 서머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WP와 NYT는 서머스가 위기의 순간마다 오바마 대통령을 결정적으로 도움으로써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고 전했다.
1990년대 중남미와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경험한 서머스는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기대가 정점에 달한 오바마 행정부 1기에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맡아 백악관의 경제정책 결정 과정을 지휘했다.
NEC 위원장은 매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였고 서머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경기부양책도 직접 작성했다.
그는 곤경에 처한 주택 소유주들을 돕는 계획을 짰다.
특히 자동차업계 구제금융 결정을 이끌어냄으로써 오바마 경제정책의 핵심인 제조업 부활을 이끈 동시에 오바마 재선의 최대 격전지인 오하이오주의 표심을 잡자재선 승리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그는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에 대통령에게 엄청난 자산이 됐다"며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은 서머스를 매우 존중하며 직접겪어봤기 때문에 서머스가 그 자리를 다룰 만한 깊이와 지적 수준을 갖췄다는 점을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의 1년 전부터 서머스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차기 의장 지명자가 다음 주 발표될 수도 있다고 NYT는 백악관 관계자들의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