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시장 '휘청'…럭셔리 펀드 '주춤'

입력 2013-09-04 04:06
불황에도 수익률 고공 행진을 이어간 럭셔리 펀드가 주춤하고 있다.



명품 소비의 주력으로 떠오른 신흥국 시장이 최근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휘청거리자 고가 제품 관련주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에도 불똥이 튀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럭셔리 펀드의 수익률은 -0.50%로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수익률 집계 대상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등 펀드 4종이다.



이들 펀드는 루이뷔통, 불가리 등 명품을 보유한 LVMH그룹과 BMW, 코치, 크리스찬 디오르, 포르셰 등 세계적인 고가 브랜드 관련주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럭셔리 펀드의 월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과 6월 딱 두차례다.



지난 6월에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불거져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럭셔리 펀드 수익률(-4.62%)이 곤두박질 쳤다.



나머지 달도 월별 수익률이 0∼4%대로 신통치 못했다.



지난 2일 기준 럭셔리 펀드의 1주(-2.2%), 1개월(-0.50%), 3개월(-0.85%) 수익률 역시 모두 부진했다.



1주간 성적은 해외주식형 펀드(-0.74%)보다도 나빴다.



물론 1년(17.79%), 2년(32.96%), 3년(65.61%) 등 장기 수익률은 여전히 우수하다.



그러나 3년 수익률이 지난해 100%를 훌쩍 넘었지만 최근에는 60%대에 머무는 것을 볼 때 수익률 둔화 속도는 빠르다.



럭셔리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세계 명품 시장의 성장률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는 올해 명품 시장 성장률이 4∼5% 수준으로지난해 5%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명품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성장률 둔화가 커 지난해 10%보다 낮은 7~9%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명품시장에서 신흥국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데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 시장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사치품척결 바람도 럭셔리 펀드의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급 시계의 경우 중국정부가 부패 척결과 과시적 소비 단속을 강화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다.



까르띠에와 몽블랑 브랜드를 소유한 스위스 리치몬트 그룹의 지난 한해 아·태지역 판매 증가율은 46%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5%로 급감했다.



현재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금융위기와 관련한 불안감이 여전히 가시지않는데다 미국 출구전략 우려감도 여전해 럭셔리 펀드의 수익률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