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 증시에서는 8월 무역수지 서프라이즈란 호재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본격화란 악재가 힘겨루기를 벌일 전망이다.
휴일인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8월 수출액이 463억6천5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49억1천6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지난해 2월부터 19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이러한 무역수지 흑자폭은 시장 전망치 29억4천700만 달러를큰 폭으로 웃도는 것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대였던 증가율이 7%대로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최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신흥국 위기설의 국내 전파 우려를 말끔히 털어냈다는 평가다.
오 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외국인 매수세는 한국의 양호한 펀더멘털이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된다는 점이 작용한 측면이 큰데 (8월 무역수지는) 이러한 판단에 확신을 준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회복 조짐도 긍정적이다.
역시 전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한 51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보였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에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제조업의 발전 동력이 소폭 증가해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무역수지와 중국 PMI가 좋게 나와서전체적으로 매크로가 개선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스피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마지막 거래일에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증시가 동반 하락했던 데다9월이 되면서 미국의 양적완화(QE3) 축소 디데이(D-day)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인 공습에 나설것이라는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0.32%와 0.84%씩 내렸다. 다우와 S&P500지수는 2012년 3월 이후 이달 들어 낙폭이 가장 컸다.
영국 런던 증시와 독일 증시도 1.08%와 1.12%씩 후퇴했다. 영국 의회가 정부의시리아 제재안을 거부했지만 미국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된 결과다.
다만 같은 날 바클레이즈가 운영하는 MSCI 한국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iShares MSCI South Korea Index Fund(ETF)'는 전 거래일보다 0.17포인트(0.30%)오른 57.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선진국 증시의 동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본격화는 여전히 지수 상단을 강하게 압박할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팀장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9월의 가장 큰 불확실성인 만큼 (각종호재에도 불구하고) 강한 상승세는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훈 팀장은 "해외 증시의 조정 때문에 일단 숨고르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외국인들의 흔들리지 않는 매수세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 같은 것보다는 하반기 경기회복 모멘텀에 대한 베팅이라고 본다"면서 "조정이있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