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움직임이 관건…중국 시보금리에도 '주목'
인도발 금융불안 여파가 이틀째 아시아 증시에먹구름을 드리운 가운데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자금경색 위기가 오면 국내 금융시장도 무사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시장은 중국 금리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21일 코스피는 오후 2시 20분 현재 17.90포인트 하락하며 1,870선을 내줬다.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919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경상수지 적자국인 인도, 인도네시아와는 다른 탄탄한 기초체력을 갖췄기 때문에 악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최근 4개 분기 경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의 4.1%를 차지하는 흑자국가이고 재정 적자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 수준으로 높고 물가 상승 압력도 높지 않다.
실제로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경상수지 흑자국가인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각각 1천445만 달러, 1천218만 달러를 순매수하는 등 차별적 매수세를 나타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아시아 내에서 펀더멘털이좋은 지역으로 자금을 재분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도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묶여 있는 만큼 충격파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 증시로의 유동성 흐름도 당분간 막힐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수출 감소가 부정적 요소로 지목된다. 지난달 대(對) 아세안과 인도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5.3%, 10.
3% 줄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세안과 인도에 대한 수출 비중이 각각 15%, 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시장의 금융불안과 경기 둔화는 시차를 두고 국내 수출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9월에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과 중국 신용경색 재발 위험 등 불안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중국 시보금리(상하이 은행간 단기거래금리)로 모이고 있다.
전날 시보금리가 3.85%까지 급등하자 외국인이 국내 선물시장에서 순매도로 급격히 방향을 틀며 코스피가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상수지와 외환보유고가 탄탄한 한국경제가 구조적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이는 신흥국 내에서의 강점일뿐이지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변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윤 센터장은 "미국이 이끄는 선진국과 중국이 이끄는 신흥국 시장구조가 재평가되는 모습"이라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면서 원화와 중국 금리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