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위기설에도 외국인 순매수…이유는>

입력 2013-08-21 11:46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에대한 우려로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면서도 한국에서는 주식을 사들이고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위기국보다는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위기설이 확대되면 이들이 다시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3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13일 1천738억원, 14일 3천581억원, 16일 2천200억원 등 총 1조1천787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날도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순매수 규모는 72억원이다.



이는 금융위기 가능성이 부상한 인도와 아시아 국가 전반에 걸처 나타나는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6월부터 8월 14일까지 총 97억7천만 달러(약 10조9천억원)가 빠져나갔다. 신흥시장 채권형 펀드에서는 189억1천만 달러가 유출했다.



주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도 급락하는상황이다.



인도 봄베이지수는 전날 0.34% 하락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3.21%폭락했다. 태국 SET 지수도 1.98% 빠졌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외채가 금융 불안의 원인이되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문제들이 심각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으로인식됐다는 분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에서 대규모로 이탈했던 지난6월에는 한국이 신흥국과 함께 묶여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지만, 이번에는 한국이 선진국 경기 회복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는 외국인 자금이 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릴 힘은 되지 못할것이라고 평가했다.



낙폭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코스피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1,920선까지 올라섰던 지수는 1,870대로 내려앉았다.



외국인 매수에도 은행, 금융투자사 등 기관이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지수상승을 막고 있다.



배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긴 했지만 사실'적극적인' 자세로 매수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며 "외국인은 상승을 주도하기보다지수의 하락 전환 가능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수세를 오히려 지수 하락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이 개별 종목은 사들이면서도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에서는 강한 순매도를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16일에는 비차익거래에서 26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19일에는비차익거래에서 902억원 어치를 팔았다.



20일에는 장 후반에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장중 매도세가 강했다.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는 코스피200 구성 종목 중 15개 종목 이상으로 '바스켓'을 구성해 바스켓 전체를 일시에 매매하는 거래를 말한다.



바스켓 전체를 한꺼번에 거래하기 때문에 코스피 전체의 방향성을 미리 보여주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개별 종목은 순매수하면서 비차익 프로그램은 순매도하는 것을 생각할 때 외국인이 한국시장 전반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금은 오히려 시장 하락이나 외국인 매도 전환 가능성을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