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증권사 1분기 실적 '쇼크' 현실화

입력 2013-08-13 17:35
주가 하락과 거래 감소, 채권 손실 등의 악재가겹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HMC투자증권[001500]이 '어닝 쇼크'의 서막을 알린 데 이어 자산기준으로 업계1위인 KDB대우증권[006800]도 수익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DB대우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7% 감소한 72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1조3천544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51.4% 늘었지만 영업이익(37억6천만원)은 86.8% 감소했다.



KDB대우증권의 순이익이 80% 가까이 급감한 것은 지난 5월 말 '버냉키 쇼크' 이후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의 채권 보유액은 작년 4분기 현재 12조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최대규모다. 보유 채권 중 80%가량이 단기매매금융자산으로 분류돼 있어 금리 급등에 따른 상품운용 손실 규모가 다른 증권사보다 클 수 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KDB대우증권보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HMC투자증권은 채권손실 탓에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 증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95.1%감소한 1억9천600만원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평균 10조원 이상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4∼6월 국고채 금리는 종류별로 0.36%포인트에서 0.6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전배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0.50%포인트만 상승해도 채권보유액 10조원 당 손실규모가 150억원 이상"이라며 "급격한 금리 방향성 전환에 따른 매매손실을 합산하면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중 코스피가 7.48% 하락해 채권 외에 주식부분에서의 평가 손실도 무시할수 없는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 5곳의 1분기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45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6% 감소했을 것으로 신영증권은 추정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각종 비용을 축소하고 경영관리를 강화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도 규제 완화와 구조조정 등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1년 하루평균 9조원에 달했던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해 6조9천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들어 5조9천억원으로 더욱 위축됐다.



KDB대우증권에 이어 오는 13일에는 삼성증권[016360]과 현대증권[003450]이 실적을 발표한다. 14일에는 대신증권[003540], 우리투자증권[005940], 키움증권[039490]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