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아베노믹스…한국 증시 영향은>

입력 2013-08-13 15:05
일본 경제를 일으킬 것 같았던 아베노믹스가 최근 주춤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달러·엔 환율로 향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다한 것이 아니냐는 시장 의구심이 깊어질수록 엔화의 추가 약세가 제한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국내 증시에는 호재가 된다.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후 2시 50분 현재 전날보다 0.98엔오른 달러당 97.5엔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무서운 기세로 상승해 지난 5월 103엔을돌파했던 달러·엔은 이달 들어 96∼9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보통 한 국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엔화 가치는 아베 총리가 강력한 부양정책을 펼치면서 낮아졌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와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아베노믹스가 주창한 '세 개의 화살' 가운데 첫 번째 화살인 통화정책과 두 번째 화살인 재정정책은 가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지만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것을 시장은 문제 삼고 있다.



전날 발표된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2.6%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6%와 전분기 속보치인 4.1%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에도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에 못 미친 것은 기업들의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서다. 2분기 설비투자는 0.1% 줄어 6분기 연속감소세를 보였다.



2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실망감으로 전날 일본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0.7%하락 마감했다가 이날 2%대로 상승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났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변동성에 대해 "지난달 참의원 선거 이후엔화 약세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며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는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이후 대두된 소비세 인상을 둘러싼 잡음이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세 인상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40%에 달하는 일본 정부부채를 해소하기위한 아베노믹스의 핵심 정책이다. 그러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와소비세 인상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비세 인상이 지연된다면 일본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이고, 이에 따라 국채 금리 상승 위험도 높아진다"며 "엔화 약세를 유도한 일본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이전보다 더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엔화 약세 둔화와 함께 국내 운수장비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온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한 전날에도 운수장비업종에는 차별적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엔화의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의견도 팽팽하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엔화 강세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